［등소평 사망／스케치］세계는 깜짝… 北京은 차분

○…북경(北京)천안문광장에서는 20일 아침 7시 1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반기로 달아 鄧小平(등소평)사망에 대한 조의를 표시. 또 이날 아침 북경시내 택시 운전사들은 「孝(효)」라는 검은 글씨의 테두리를 흰 실로 두른 검은색 완장을 일제히 오른 팔에 차고 운전, 눈길을 끌었으나 이른 아침 시간이어서인지 일반 시민들은 대부분 등의 사망사실을 모르는 모습. 등의 사망을 알고 있는 일부 시민들은 그러나 크게 놀라거나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천안문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저기 천안문 옆에 있는 인민대회당에나 가서 물어 보라』며 귀찮아 하기도. ○…아침 7시를 전후한 북경시 자금성 북쪽 경산(景山)공원 뒤편에 위치한 등의 집 부근은 취재차 나온 몇몇 외국기자들과 일상적인 통행객 외에는 비교적 조용하고 한산. ○…중국공산당이 최고지도자 등이 사망한 뒤 5시간여만에 발표한 장문의 성명은 지난 89년 천안문 민주화시위 유혈진압에서 보인 등의 역할을 정당화하는데 신경을 쓴 모습. 당중앙위원회가 작성해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발표한 이 성명은 천안문시위 유혈진압 결정을 암시하면서 등이 국내의 정치적 혼란속에서 명확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칭송. ○…관영 신화통신이 등사망 5시간여만인 오전 2시50분경 등의 사망사실을 공식 발표한 것은 고위 지도자의 사망 발표를 늦춰온 지금까지의 관행을 완전히 깨버린 것이어서 그 경위가 주목. 중국관영 중앙인민라디오방송은 오전 6시반 보도에서 『뉴스보도입니다. 등소평동지가 병으로 인해 19일 북경에서 서거했습니다』로 시작되는 공식발표문을 발표, 중국전역에 등의 사망소식을 타전. ○…등의 사망소식을 가장 먼저 세계에 방송한 홍콩의 중국텔레비전네트워크(CTN)는 20일 지난 94년 12월 개국한 뒤 초유의 세기적 특종을 낚아올린 것을 자축. CTN의 막 유 온 국장은 이날 AFP기자에게 『우리는 북경의 소스로부터 등이 정확히 9시 8분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자정 3분전에 입수한 뒤 현지 특파원의 최종 확인을 거쳐 다음날 오전 2시 18분에 방송했다』고 자랑. ○…홍콩 주민들은 등의 사망이 홍콩에 지속적인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 택시기사 로 와이 싱은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물론 매우 놀랐다. 그러나 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증시 또한 등사망 충격에서 벗어나 2,3일 후면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낙관. ○…등사망사실과 동시에 발표된 장의위원회는 江澤民(강택민)당총서기겸 국가주석을 주임위원으로하여 모두 4백59명의 전현직 고위지도자들로 망라. 이 장의위원회에는 강택민 이붕 교석 이서환 팽진 주용기 유화청 호금도 영의인 정관근 전기운 이남청 이철영 양백빙 오방국 추가화 강춘운 전기침 황국 위건행 사비 온가보 왕한빈 양상곤 만리 송평 박일파 송임궁 장진 장만년 지호전 임건신 예지복 진모화 비효통 손기맹 뇌결경 이석명 왕병건 등 상위서열 39명이 포함. ○…북한 黃長燁(황장엽)비서가 9일째 머무르고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 건물은 이날 대부분의 취재진들이 등 사망관련 취재 때문에 자리를 뜬 뒤 중국공안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 썰렁한 느낌. 그러나 중국공안측은 지난 18일 배치했던 장갑차를 철수시키지 않고 계속 경비활동을 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북경〓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