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
[워싱턴〓이재호특파원] 워싱턴 포스트지는 18일 한미 양국의 대(對)북한 추가 식량지원 발표가 북한 黃長燁(황장엽)비서 망명 허용 시사에 뒤이어 나왔음을 지적하고 『이것은 황의 망명사건으로 인해 당사국들 사이에 지난 닷새 동안 계속돼 왔던 대결 분위기가 완화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신호』라고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또 황이 납치됐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이처럼 입장을 누그러뜨림으로써 중국과 미국의 고민을 동시에 덜어주고 있다고 전하고 한 미국관리는 『손해란 것은 가끔 빨리 털어버려야 할 때가 있다. 북한이 지금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은 고무적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신문은 潘基文(반기문)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부지조사팀의 방북(訪北)에 한국도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반수석은 주한(駐韓)미대사관 관리들과 만나고 난 후 그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 러시아 ▼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러시아 유력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18일자에서 동아일보가 특종 보도한 북한 노동당고위간부 7명의 망명 희망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 신문은 「평양―황장엽 망명에 대한 보복 시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아일보를 인용, 黃長燁(황장엽)북한노동당비서가 한국으로 망명을 원하고 있는 노동당 간부들의 명단을 전달했으며 이는 충격적인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李韓永(이한영)씨 피격사건과 관련, 한국정부는 이 사건을 황의 망명에 대한 평양측의 첫 보복 조치로 간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홍콩 ▼
[홍콩〓정동우특파원] 홍콩의 중국어 신문인 신보는 18일 黃長燁(황장엽)비서 망명사건과 관련한 사설을 통해 중국은 더이상 시간을 끌지말고 황비서가 각국 기자들과 합동회견을 통해 자신의 망명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게 하고 그를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게 하라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아울러 중국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북한과 같은 국제적 이미지가 좋지않은 나라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라며 중국이 북한에 「동지 형제」 운운하며 황을 되돌려 보낸다면 국제적으로 매장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이어 한국인들은 경제발전에 힘쓰고 국제적 품행이 바르므로 중국은 차제에 한국과 유대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하며 한국과의 관계진전은 중국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독일 ▼
중국은 黃長燁(황장엽)북한노동당 비서 망명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더라도 외교적 피해를 보게 될 것이며 가장 유력한 해결책은 황의 제삼국행이라고 독일의 디 벨트지가 17일 분석했다.
디 벨트지는 황장엽 비서 망명과 李韓永(이한영)씨 피격사건으로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을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는 한편 역시 1면에 게재한 「북경의 딜레마」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중국은 어떻게 대처하더라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이념적 또는 『북한이 굶주린 주민중 일부를 중국으로 탈출하도록 방치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북한을 외면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황장엽의 명성을 고려할 때 그를 북한으로 되돌려 보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황장엽의 망명이 『지구 최후의 스탈린주의 독재정권인 북한의 붕괴위기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슈피겔지는 또 『이번 사건이 신노동법에 대한 저항과 한보스캔들로 국내적으로 곤경에 처했던 金泳三(김영삼) 정부에 국면전환의 계기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