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망명]北∼中 국제열차 승객 10명뿐

  • 입력 1997년 2월 18일 20시 10분


북한 黃長燁(황장엽)비서의 망명 7일째인 18일 오전 10시11분경 북경(北京)역 6번 플랫폼. 가족을 마중나온 북경시민들이 일찍부터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전날 오후 6시53분에 단동(丹東)을 출발한 열차가 서서히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었다. 모두 16량으로 연결된 이 열차의 맨 뒤쪽 2량은 평양과 북경역을 연결하는 국제열차. 옆에 「平壤―北京」이라는 팻말이 걸려있는 이 열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50분에 평양을 출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북경까지 도착하는데 거의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러나 평소 승객들로 꽉차던 평양∼북경간 국제열차는 최근 황비서 망명사건 탓인지 승객수가 크게 줄어 10명을 채 넘지 않았다. 이날 열차에서 내린 한 북한인은 황비서사건에 대해 묻자 『金正日(김정일)지도자동지 생일인 16일과 17일 모든 기관과 사업소가 쉬고 열렬한 축하행사를 갖는 등 평양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며 『정말 황비서가 망명했느냐』고 되묻는 등 놀라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또 『이번 명절 때에도 예년처럼 고기 밀가루 기름 사탕 과자가 정상적으로 배급됐다』면서 『보통 때에도 평양시내에 많이 보이는 군인들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평양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날 평양에서 출발한 열차에서 내린 한 중국인은 『전에도 여러번 김정일 생일때 평양에 머무른 적이 있는데 이번은 약간 긴장감이 감도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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