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黃長燁(황장엽)비서의 망명 7일째인 18일 오전 10시11분경 북경(北京)역 6번 플랫폼. 가족을 마중나온 북경시민들이 일찍부터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전날 오후 6시53분에 단동(丹東)을 출발한 열차가 서서히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었다. 모두 16량으로 연결된 이 열차의 맨 뒤쪽 2량은 평양과 북경역을 연결하는 국제열차.
옆에 「平壤―北京」이라는 팻말이 걸려있는 이 열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50분에 평양을 출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북경까지 도착하는데 거의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러나 평소 승객들로 꽉차던 평양∼북경간 국제열차는 최근 황비서 망명사건 탓인지 승객수가 크게 줄어 10명을 채 넘지 않았다.
이날 열차에서 내린 한 북한인은 황비서사건에 대해 묻자 『金正日(김정일)지도자동지 생일인 16일과 17일 모든 기관과 사업소가 쉬고 열렬한 축하행사를 갖는 등 평양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며 『정말 황비서가 망명했느냐』고 되묻는 등 놀라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또 『이번 명절 때에도 예년처럼 고기 밀가루 기름 사탕 과자가 정상적으로 배급됐다』면서 『보통 때에도 평양시내에 많이 보이는 군인들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평양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날 평양에서 출발한 열차에서 내린 한 중국인은 『전에도 여러번 김정일 생일때 평양에 머무른 적이 있는데 이번은 약간 긴장감이 감도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