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宰賢기자」 페루 리마 주재 일본대사관저 인질사태를 두고 강경진압론이 흘러나오며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정부와 인질범들 사이를 오가며 중재역할을 맡고 있는 미카엘 미니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페루총재(44)의 존재는 독특한 빛깔을 발하고 있다.
미니그 총재는 신경이 날카롭게 설대로 선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들과 페루정부 사이를 오가면서도 특유의 활달함과 느긋함으로 팽팽히 긴장한 양쪽 모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
MRTA가 그를 평화의 메신저로 지목한 것은 7개월전 페루에 부임한 그의 임무가 바로 MRTA대원들을 포함한 4천명의 페루 정치범들의 인권상황을 돌보는 것이었기 때문. 미니그 총재는 스위스 알프스산지 출신으로 제네바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다 지난 86년 ICRC에 투신, 지난 10년간 이라크 아프리카 니카라과 구유고슬라비아와 아제르바이잔을 전전하며 평화봉사활동을 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