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대체선물」로 하세요…美서 난민쿠폰등 보내

  • 입력 1996년 12월 8일 19시 56분


「대체선물」을 아십니까. 크리스마스 때면 선물을 주고 받는다. 그러나 받는 사람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선물은 많지 않다. 이미 가지고 있거나 받아도 크게 소용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 좀 더 의미있는 선물은 없을까. 미국은 요즘 「대체선물」이 큰 인기다. 크리스마스 때면 으레 주고 받는 옷 장신구 장난감 보석 등 그렇고 그런 선물 대신 다른 방법으로 사랑과 기쁨을 전하는 선물이 유행이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전쟁고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으로 빵과 약품을 사 보낸다면 이는 훌륭한 「대체선물」. 아들은 르완다로부터 감사카드와 간단한 기념품을 받고 아버지가 자기를 대신해 이들을 도왔음을 알게 된다. 국제대체선물협회(AGI)는 올 크리스마스 쇼핑리스트를 내놓았다. 리스트에는 아이티에 보낼 돼지새끼(한 마리에 5달러)를 비롯, △방글라데시에 보낼 완두콩 종자(2파운드에 1달러) △어린이 에이즈환자 돕기(한 아이에게 일주일에 5달러) △브라질의 집 없는 아이들 재우기(하루 한 어린이에게 3달러) △어린이 암환자 돕기(〃1달러) △팔레스타인 난민 직업훈련(하루 2달러) △모잠비크에 염소와 오리 보내기(염소새끼 5달러, 오리 1달러)△보스니아 장애 어린이를 위한 휠체어나 목발(휠체어 60달러, 목발 15달러) 등이 들어 있다. 「대체선물」을 원하는 사람은 이중 적당한 상품을 골라 형편에 맞게 구입한 후 그 값을 AGI에 보낸다. 돈은 자신이 내지만 구입자의 이름란에는 평소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는다. 협회는 구입자의 이름 앞으로 감사 카드를 보낸다. 「대체선물」을 알선해 주는 자선단체는 AGI외에도 「세상 모든 사람에게 관심 갖기」 「인간성이 살아 있는 곳」 등 단체가 있다. 「세상 모든 사람…」는 올해 캄보디아와 우간다에 출산용구 보내기(세트당 1백60달러)를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밖에 「대체선물」 시장이 열리는 곳도 있다. 작년에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장식장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잠자고 있다면 올해는 멋진 「대체선물」을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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