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기에 새롭게 진단된 빈혈은 암 진단 위험 최대 2배, 사망 위험 최대 8배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인 의학 연구기관인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BMJ 종양학(BMJ Onc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성인기에 새롭게 진단된 빈혈과 암 및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빈혈은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스톡홀름 지역 성인 인구 거의 전체를 포함한 ‘스톡홀름 조기 암 발견 연구(STEADY-CAN)’ 등록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모든 참가자는 18세 이상 성인으로 암이 없는 상태였다.
연구진은 새롭게 빈혈 진단을 받은 19만 57명을 실험군으로 두고, 이들과 연령·성별을 맞춘 빈혈이 없는 19만 57명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두 집단을 비교 분석했다.
진단 후 최대 18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에 빈혈이 있는 남성의 6.2%, 여성의 2.8%가 암에 걸렸다. 반면 빈혈이 없는 경우에는 각각 2.4%, 1.1%로 더 낮았다.
사망 위험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빈혈 환자의 사망 위험은 전체적으로 약 2~3배 높았으며, 특히 진단 직후 몇 달 동안은 최대 6~8배까지 크게 증가했다. 남성은 진단 후 첫 3개월 동안 사망 위험이 8.5배 높았고(HR 8.5), 여성은 같은 기간 6.14배 더 높았다(HR 6.14).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지만 12~18개월까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HR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사건이 발생할 상대적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
연구 제1 저자인 엘리노르 넴란데르 연구원은 “암과 사망 위험은 빈혈이 발견된 직후 몇 달 동안 가장 높았으며, 이후 추적 기간에도 증가된 위험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빈혈 유형에 따라서도 위험 양상이 달랐다.
적혈구 크기가 작은 ‘소구성 빈혈(microcytic anaemia)’은 특히 암과 강한 연관성을 보였으며, 특히 대장암을 포함한 위장관 암과 조혈계 암 위험이 높았다. 조혈계 암은 혈액을 만드는 골수에서 문제가 생겨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과도하게 생성되고 축적되는 질환이다.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적혈구 크기가 큰 ‘대구성(macrocytosis)’은 암보다는 사망 위험 증가와 더 강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혈구의 크기는 일반 혈액검사에 포함된 ‘평균 적혈구 용적(MCV)’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빈혈이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암을 포함한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빈혈은 위장관 출혈, 만성질환, 영양 결핍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그 배경에는 암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빈혈 진단 직후 암 위험이 크게 증가한 점은, 일부 환자에게 이미 존재하던 암이 뒤늦게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넴란데르 연구원은 “빈혈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질환이라기보다는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며 “일상적인 혈액검사만으로도 어떤 환자를 더 면밀히 추적 관찰해야 하는지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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