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년간 약 8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역대급 성과급 지급을 위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이사회 의결을 거쳐 자사주 분할 매입 계획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의 핵심 배경은 임직원 대상 주식 보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노사 임금협상을 통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반도체(DS)부문 임직원들에게 매년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성과급 명목으로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 3년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1328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3년간 특별 성과급 총액은 139조 원이다. 이 중 약 40%를 세금으로 원천징수하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주식 규모가 84조 원 안팎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도입한 성과조건부주식(PSU) 지급 물량도 추가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12만8000명에 달하는 직원 전원에게 직급에 따라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현재 주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24조 원 이상의 자사주가 필요하다.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자사주는 8209만 주로, 이날 종가(34만500원) 기준 약 28조 원 규모다. DS부문 특별성과급과 전사 PSU 지급 물량을 맞추기 위해선 보통주의 4%가량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시장에서 새로 사들여야만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에 지급해야 하는 성과급용 자사주 확보를 위해 이사회 의결 직후부터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매입 규모가 큰 만큼 단기 매수보다는 3년에 걸쳐 장기간 분할 매수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4년 11월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뒤부터 매입이 완료된 지난해 9월까지 주가는 68% 이상 급등했다.
반면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소각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 성과급 지급용이다. 이에 시장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올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받는 즉시 3분의 1을 매도할 수 있고, 이후 2년 동안 분할 매도할 수 있도록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