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적성국 로봇 사용금지법’ 발의…中 견제에 韓 호재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30일 16시 30분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 거점을 둔 로봇 스타트업 중칭로봇과학기술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신화 뉴시스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 거점을 둔 로봇 스타트업 중칭로봇과학기술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신화 뉴시스
미국 의회가 적성국이 만든 로봇을 미국 정부가 사들이거나 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중국 로봇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자 이를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우방으로 분류되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 로봇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긍정적 해석이 나온다.

30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안보 로보틱스법’을 공동 발의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적성국 또는 적성국과 연계된 기업이 제조하거나 조립한 원격 감시 차량과 자율 순찰 기술, 모바일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로봇과 이들 로봇의 탑재물, 외부 제어장치 등을 구매할 수 없게 된다.

두 의원은 해당 법안에 연방 자금을 지원받는 기관들도 이들 로봇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와 대학, 기업 역시 앞으로 중국의 로봇 기술을 쓰지 못한다는 의미다.

코튼 의원은 법 발의 목적에 대해 “중국 로봇 기업들이 미국 연구소, 대학, 법 집행 기관은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로봇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들 중국 로봇에는 데이터를 유출하는 백도어가 숨겨져 있고 원격으로 시스템을 장악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중국의 로봇 기술이 미국에 상륙하는 것 자체를 막겠다는 목적으로 읽힌다.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 외에 북한, 러시아, 이란의 로봇 기술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로봇 기술력은 미국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다만 중국은 이 기술 격차를 낮은 가격으로 극복하고 있다. 미국 어질리티 로보틱스가 양산 준비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Digit)’의 가격은 약 25만 달러(3억7000만 원)인 반면, 중국 유니트리가 양산하는 ‘G-1’의 가격은 약 1만6000달러(2300만 원)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의 이 같은 로봇 기술 패권 경쟁이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보유하는 등 양국간 ‘우호 관계’가 이미 형성된 데다, 로봇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로보틱스와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 AI)에 강점을 가진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무인차량, 카메라, 센서 등에 강점이 있는 ‘K-방산’ 기업들이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가 없는 미국 시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임은영 삼성증권 EV모빌리티팀장은 “해당 법안이 발효돼도 한국 로보틱스 공급망을 배제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며 “해당 법안은 미국 민간에서도 자발적으로 준수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 기업에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의 대중국 견제는 여러 산업에게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중국이 저가 공세로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중심으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미 수출 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지금이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발 저가공세에 맞설 수 있는 산업 경쟁력을 키울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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