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곽정훈 교수, 박주형 박사(현 벨기에 KU Leuven 박사후 연구원), 김선홍 박사(현 서울시립대 화학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전기정보공학부 곽정훈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박주형 박사, 김선홍 박사)이 인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하고 얇은 ‘수평 전환형 열전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3월 19일 게재됐다.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성하는 ‘열전 발전기’는 별도의 배터리 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활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필름 형태의 열전 발전기는 얇고 유연해 피부나 의류에 부착하기 용이하다.
다만 이러한 구조에서는 열이 빠르게 외부로 전달되면서 내부 온도 차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발전 효율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에는 장치를 입체 구조로 제작하는 방식이 시도됐으나, 이 경우 두께와 부피가 증가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곽정훈 교수 연구팀은 열이 흐르는 방향 자체를 제어하는 새로운 구조를 제시했다. 신축성이 있는 실리콘 소재(PDMS) 기판 일부에 열전도성이 높은 구리 나노입자를 섞어, 하나의 기판 내에 열전도 특성이 다른 영역이 공존하는 ‘이중 열전도도 기판’을 설계한 것이다.
이 두 영역의 경계에 열전 반도체를 배치하면 피부에서 발생한 열이 수직 방향이 아닌 측면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이에 따라 기판 표면에 온도 차가 형성되며, 얇은 필름 구조에서도 전기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번 연구는 열 흐름 방향을 제어하는 기판 구조를 통해 필름 형태에서도 온도 차를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작동 원리가 기존 ‘횡방향 열전 효과(transverse thermoelectric effect)’를 구조적으로 구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해당 기술을 ‘수평 전환형(pseudo-transverse) 열전 발전기’로 명명했다.
개발된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는 별도의 구조 변형 없이 평평한 상태에서도 체온을 전기로 변환할 수 있으며, 잉크 기반 인쇄 공정을 통해 제작돼 유연성을 확보했다. 또한 조립식 구조로 설계돼 크기와 형태를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곽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얇은 웨어러블 열전 발전기의 한계를 열 흐름을 조절하는 새로운 구조적 접근으로 해결한 것”이라며 “특히 완전한 평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온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열전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술은 향후 피부나 옷에 부착되는 다양한 웨어러블 센서와 전자기기의 전원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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