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지난달 28일부터 계속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심을 지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학생 등을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자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 초등학교에서 최소 175명의 학생이 숨진 것과 관련해 미군이 학교를 이란군 시설로 오인하고 타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5일(현지 시간) NYT는 위성사진과 검증된 영상 등 수집한 증거를 인용해 “학교 건물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해군 기지와 함께 정밀 타격을 받아 심하게 파손됐다”며 “당시 미군이 IRGC 기지가 위치한 인근 해상에서 공격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공식 발표는 미군이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측은 오폭 사실을 부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미국이 해당 학교에 공습을 가했나’라는 질문에 “우리가 아는 바로는 아니다”며 “전쟁부(국방부)가 이 문제를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도 1일 “당시 해당 지역에서 작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해당 학교는 IRGC 기지와 상당히 인접했다. 실제로 2013년에 확인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해당 초교는 IRGC 해군 기지의 일부로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3년 뒤인 2016년 위성사진에서 학교는 기지와 분리된 모습이 확인됐다. 공습 후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학교를 포함해 IRGC 해군기지 건물 6곳이 정밀 폭격을 받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미국 국방부에서 민간인 피해 자문을 맡았던 국가안보 분석가 웨스 J. 브라이언트는 위성 사진을 보고는 “학교를 포함한 모든 건물이 ‘그림처럼 완벽하게’(picture perfect) 정밀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학교가 ‘표적 오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간인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미군이 공격을 감행했을 수 있다는 것.
베스 반 샤크 전 국무부 글로벌형사사법대사는 “미국의 정보 역량을 고려하면 근처에 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에선 ‘이란의 미사일이 잘못 발사돼 학교가 공격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NYT와 분석가들은 ”단일 미사일이 군 기지 내 여러 건물에 정밀하고 표적화된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고 봤다.
NYT는 학교를 공격한 것이 미군의 공습으로 확인될 경우 단순 실수인지 구식 정보에 근거한 표적인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자니나 딜 영국 옥스퍼드대 전쟁법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공격자들이 민간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표적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제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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