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가 메타버스(가상현실) 관련 예산을 최대 30% 줄이고 인공지능(AI)에 집중한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메타는 메타버스 부문 예산을 최대 30% 삭감할 계획을 논의중이며 이 과정에서 내년 초부터 인력 감축도 포함될 수 있다. 이 소식에 메타 주가는 장 초반 7%까지 뛰었다가 상승 폭을 일부 줄여 3.4% 상승 마감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페이스북을 메타로 사명 변경하며 가상현실(VR) 헤드셋을 통한 ‘메타버스’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메타버스란 직역하면 초월적 세계란 뜻으로 사용자가 아바타를 통해 구축하는 가상현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메타는 VR-AR(증강현실) 부문인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에 2021년 이후 806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매출은 97억 달러에 그쳤다.
VR 기반 소셜플랫폼인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와 퀘스트(Quest) VR 헤드셋 등 핵심 프로젝트는 소비자 관심 부족과 기술적 난관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저커버그는 최근 AI에 자금을 집중하며 내부 조직을 재편했다. 오픈AI, 애플, 구글 등에서 고위 인재를 영입하는 공격적 채용을 진행했고 애플 최고 디자인 임원 중 한 명인 앨런 다이를 영입해 AI 기반 제품 디자인 스튜디오를 신설했다.
메타는 이제 VR보다 AR기기, 특히 레이밴 및 오클리 브랜드와 협업한 스마트 글라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커버그는 AI 웨어러블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슈퍼인텔리전스’ 개발을 위한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메타버스 축소와 AI 전환을 환영했지만 AI 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메타가 내년 AI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을 때 주가는 하루 만에 10% 이상 급락하며 2080억 달러가 증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