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3일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도서관 쪽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곳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 전 대표가 당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을 위해 국회로 들어갔던 통로다. 한 전 대표는 “1년 전 오늘 대한민국은 비상계엄이라는 위기를 겪었지만 몇 시간 만에 위기를 극복했다”며 “비상계엄을 막은 것은 피땀으로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과 삶에서 녹여내 온 대한민국 국민들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날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이 지켜낸 민주주의는 사실 더 나빠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나라를 망쳤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딱 계엄만 빼고 나쁜 짓을 다 해서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이제 퇴행이 아니라 미래로 가자”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발표된 지도부의 메시지에 대해선 “국민들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드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정치를 거추장스럽게 여기며 일방적인 판단을 내릴 때 초기에 제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빌붙으려 했던 이들이 결국 괴물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보수 진영이 뼛속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 있다”며 “최고 권력의 허물과 전횡을 진영 논리로 눈감아 주는 순간, 그 권력은 최고로 부패하고 교만해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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