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관세협상 핵심 성과”… 조국 특사-항소포기 논란 불러

  • 동아일보

[이재명 정부 6개월]
국내외 이슈로 본 6개월
李, 취임초 G7 외교 성공적 데뷔… 2차례 한미정상회담뒤 지지율 올라
명청대전 등 정치 이슈엔 여론악화… 李 “앞으로 미래-성장에 비중둘것”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계엄 1년을 맞은 3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정쟁적 이슈에 올라타지 않으면 지지율이 올라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6개월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취임 6개월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50∼60%를 오가며 비교적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했다. 다만 민생과 외교 분야에 집중할 때 지지율이 상승하고 거여(巨與)의 입법 독주 등 국내 정치 이슈가 부각될 때 여론이 악화되는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6개월 소회에 대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다”며 “지난 시기는 비정상의 회복에 중점이 주어졌다면 앞으로는 비중이 더 미래 지향적이고 성장, 발전적으로 바꿔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 미중일 정상회담, APEC 성공적 개최

이 대통령은 취임 11일 만인 6월 15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한미 관세협상이 발등의 불이었기 때문이다.

한미 관세협상은 팽팽한 신경전 속에 삐그덕거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미국으로 총출동해 7월 31일 상호관세와 자동차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내용으로 극적으로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이 ‘선불(up front) 현금’ 투자를 요구하며 협상이 다시 장기 교착상태에 빠졌다.

11월 1일 APEC 정상회의 폐막
11월 1일 APEC 정상회의 폐막
8월 25일 이 대통령의 방미에 이어 10월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 방한한 가운데 한미는 정상회담 당일 아침까지 ‘벼랑 끝 협상’을 벌인 끝에 3500억 달러 중 현금투자 2000억 달러를 연 최대 200억 달러로 분할 투자하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한미 안보협상에서도 미국의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재조정 압박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추진 잠수함 승인과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대통령실은 관세·안보협상을 취임 6개월의 핵심 성과로 꼽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 이유는 외교(43%)가 가장 높았다. 또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첫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9월 첫 주와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 및 APEC 정상회담을 치른 직후인 11월 첫 주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외교도 좋은 출발을 끊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반일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 대통령은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찾아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등 반전 외교로 눈길을 끌었다. 또 강경 우파로 통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 셔틀외교(상호 방문)를 이어가기로 하는 등 우호 관계를 구축했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11년 만의 국빈방한을 통해 한중 관계 복원에 합의하기도 했다.

● 조국 특별 사면, ‘명청 대전’ 논란 부담

다만 인사와 사면, 당정 갈등은 이 대통령 취임 6개월간 나타난 여론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오광수 전 대통령민정수석이 임명 닷새 만에 물러난 데 이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성평등가족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논란 끝에 낙마한 것은 지지율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부부가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중도층과 청년층 일부가 이탈하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중반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8월 11일 조국 대표 부부 광복절 특별사면 확정(왼쪽부터), 9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8월 29일 김건희 여사 구속 기소.
8월 11일 조국 대표 부부 광복절 특별사면 확정(왼쪽부터), 9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8월 29일 김건희 여사 구속 기소.
이른바 ‘명청 대전’(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갈등) 논란으로 번진 당정대 이견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대통령의 유엔 총회 순방을 가린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의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와 민주당 지도부의 ‘재판중지법’ 추진에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직접 나서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제동을 걸기도 했다.

김건희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구속기소하는 등 ‘특검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 등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도 국정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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