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눔] 소셜벤처 기업 ‘마인드허브’, AI 기반 재활 훈련 프로그램
작업치료사 등 전문가가 기획… AI가 주의력-기억력 등 분석
환자 상태에 따라 난이도 조절… 병원-가정간 재활 기록 연동도
AI 기반 개인 맞춤형 인지 재활 훈련 프로그램 ‘제니코그’를 개발한 소셜벤처 기업 마인드허브의 이해성 대표. 마인드허브는 올해 10월 기관용·가정용 프로그램 데이터를 통합해 재활 훈련 대상자가 기관에서 하던 훈련을 가정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제니코그 AI’를 출시했다. 행복나래 제공
“가정에서도 환자 맞춤형 인지 재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환자라도 병원보다 집이 편안하잖아요.”
2019년 설립한 소셜벤처 기업 ‘마인드허브’의 이해성 대표(37).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인지 재활 훈련 프로그램 ‘제니코그’를 개발했다. 제니코그는 뇌졸중, 발달장애, 치매 등 인지장애 환자들이 병원이나 재활시설에서 받던 인지 재활 훈련을 집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제니코그는 서울재활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등 다양한 병원과 복지관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대표에게 제니코그의 주요 특징과 앞으로의 개발 방향을 들어봤다.
● “뇌질환 환자 보호자로서 ‘편안한 재활’ 고민”
이 대표는 뇌졸중 수술을 받은 장모님의 재활을 가까이에서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마인드허브를 설립했다. 그는 “장모님이 뇌졸중 수술을 받은 병원은 규모가 작아 재활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했다”며 “인지장애 환자가 보다 쉽고 편하게 재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뇌졸중이나 발달장애, 치매 등을 앓는 인지장애 환자들은 기억과 판단 기능이 저하되고, 언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어 장기간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 재활센터에서 이들이 받는 재활 훈련 중 하나가 컴퓨터로 간단한 문제를 풀거나 작업을 하는 ‘전산화 인지 재활 훈련’이다. 이 훈련을 위해 환자들은 병원 컴퓨터, 태블릿PC 앞에 오랜 시간을 앉아 있어야 한다. 이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퇴행성 뇌 질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지장애 환자는 수년간 재활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인지 재활 훈련 프로그램 ‘제니코그’ 화면. AI가 환자 개인에 맞게 자동으로 훈련 내용을 조정한다. 마인드허브 제공이 대표는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긴 재활 기간을 보다 효과적이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제니코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가정에서도 쉽게 재활할 수 있도록 했다. 제니코그 AI는 재활 훈련을 할 때 발생하는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후 패턴을 분석해 환자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난이도의 문항을 제시한다. 이때 사용자가 문제를 이해하고 답을 선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반복되는 실수 유형 등을 분석한다.
예를 들어 AI가 사용자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데이터를 인식하면 반응 속도 중심 과제를 배치한다. 기억 오류가 늘면 단기 기억 강화 과제를 우선 구성하는 등 사용자에게 맞춰 훈련을 최적화한다. 국제성모병원은 제니코그를 활용해 2023년부터 2년간 진행한 뇌졸중 환자 임상 연구에서 재활 전과 비교해 약 10%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
제니코그에 구축된 약 1만6000개 훈련 콘텐츠는 지금도 업데이트 중이다. 이 대표는 “인지치료 경력이 긴 작업치료사, 언어재활사 등 3명을 직접 고용했다”며 “마인드허브의 내부 전문가가 직접 훈련 콘텐츠를 연구,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병원-집 재활 훈련 이어지도록 업그레이드
마인드허브는 올해 10월 기존 제니코그를 업그레이드한 ‘제니코그 AI’를 출시했다. 이전까지는 기관용·가정용 프로그램이 분리돼 있어 환자가 병원에서 재활한 내역과 집에서 재활한 내역이 서로 연동되지 않았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가정에서 재활한 내용이 병원 기록에 자동 반영되도록 재활 기록을 연동시켰다. 기관 치료와 일상 훈련 연결을 강화한 것. 이 대표는 “출시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계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걸 보니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내년 연 매출을 최소 20억 원가량 기대하고 있다.
마인드허브의 성장에는 SE컨설턴트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 유치 기반 강화가 큰 도움이 됐다. SE컨설턴트는 SK그룹 임원 출신 멘토와 소셜벤처 최고경영자(CEO)를 연결해 기업 성장을 위한 경영 자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제품 정보, 임상 결과 등 데이터를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정리하는 과정에 도움을 받았다.
이 대표는 앞으로 제니코그 AI를 기반으로 기관, 가정에 지방자치단체까지 연결하는 통합 인지 건강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 지역 거점 의료 복지 서비스 제공 기관을 활용해 가정과 기관을 이어주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며 “제니코그 AI 적용 질환군을 넓히고, AI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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