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국가 주도의 대형 정지궤도 중심으로 발전해 온 위성통신은, 2000년대 이후 소형 위성 대량 생산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같은 민간 기업들이 저궤도에 대규모 군집 위성망을 구축하며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었고, 인류의 통신 패러다임은 우주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앞으로 수만 개의 위성이 연결되는 우주통신 시대에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 발전과 사업화의 기회도 생기지만 필연적으로 위성 및 통신 시스템 운용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심각한 도전 과제도 마주하게 된다.
● 저궤도 위성 시대의 도래와 세 가지 핵심 위협
앞으로 주목해야 할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전파 혼간섭 문제이다. 한정된 주파수 대역에 위성이 밀집하면서 인접 위성의 상호간섭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통신 품질 저하는 물론이고 국가기관의 서비스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예: 2024년 아리랑 5호 간섭 피해). 둘째, 우주 물체 충돌 위험이다. 지난 60년간 발생한 우주 잔해들이 활성 위성과 충돌할 경우(예: 2009년 이리듐-코스모스 충돌) 연쇄적인 우주 쓰레기를 만들어 궤도 환경을 위협한다. 셋째, 위성통신 시스템을 겨냥한 외부 공격 위협이다. 재밍, 스푸핑, 해킹 등 다양한 공격 방식은 위성 기능을 무력화시키거나(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재밍 공격) 중요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
● AI 중심의 위성 운용체계 전환
이처럼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저궤도 환경은 현재의 수동적 위성 관리 방식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위성 운영 패러다임을 ‘인간 관리 중심’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시스템 관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위성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수집·분석·예측·최적화함으로써, 운용자가 핵심 문제 해결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AI를 활용한 위성통신 기술은 이제 우주산업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마치 항공 교통 관제처럼, 수만 개의 위성이 움직이는 저궤도 환경은 AI가 수행하는 자동화된 시스템 없이는 안전하게 관리될 수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위성망이 스스로 변화를 감지하고 최적화하는 자율 네트워크로 진화해야만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AI를 핵심 역량으로 내재화하고, 기술 개발과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며, 국제적으로는 주도적인 역할을 확보하여 미래 우주 선진국의 위상을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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