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27/뉴스1
12·3 비상계엄 1년째인 3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사과를 거부한 반면 송언석 원내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당 ‘투톱’의 서로 다른 행보에 해석이 잇따르자 당은 “송 원내대표와 장 대표가 역할을 나눠 정교하게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과는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했고, 당 대표는 비상계엄 선포까지 야당이 저지른 폭거에 대해 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추경호 의원 구속심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뉴스1장 대표는 앞서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데에 대한 사과는 없었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계엄의 이유를 ‘의회 폭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송 원내대표는 “국민들께 큰 충격을 드린 계엄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뉴스1박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의 메시지가 상충된다는 지적에 “두 메시지는 연속성 하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장 대표가 설명하는 건 비상계엄에 이른 과정이고, 송 원내대표는 그 후 국민의힘이 가진 스탠스를 설명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항상 한결같은 방향으로 말해왔다. 두 메시지 간 결이 다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 원내대표의 입장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과라는 건 전체 맥락과 문맥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특정 단어나 문장에 매몰되지 않고 발신한 문장 자체를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성권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이날 국민의힘 초·재선을 중심으로 모인 의원 25명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데 대해서는 “이름을 올리는 건 의원의 자유”라면서 “어쨌든 당을 걱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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