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12세 이전에 사용하기 시작한 아동이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수면 부족, 비만, 우울감 등 여러 건강 문제를 겪을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세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다가 중학교에 진학하는 13세 전후에 새로 스마트폰을 갖게 된 경우도, 그 직후 1년간 정신 건강과 수면 부족을 겪을 위험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캘리포니아대학교(UC) 버클리, 컬럼비아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2016~2022년 동안 ‘아동·청소년 뇌인지 발달 연구’(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Study)에 참여한 9~16세 청소년 1만 588명을 대상으로, 12세 시점의 스마트폰 소유 여부와 건강 지표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12세에 스마트폰을 보유한 아동(6739명·63.6%)은 스마트폰 비사용 아동(3849명)에 비해 △우울증 증상 보고 위험 약 31% 증가(OR 1.31) △비만 발생 위험 약 40% 증가(OR 1.40) 수면 부족 위험 약 62% 증가(OR 1.62) 로 나타났다. (※ OR(Odds Ratio·오즈비 또는 교차비)은 ‘발생 / 비발생’의 비율이지 위험 그 자체는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위험 증가’로 표현함.)
또한 스마트폰을 더 이른 나이에 갖게 된 아동일수록 문제 발생 위험이 높았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소유 연령이 1년 낮아질 때마다 비만 위험은 9%, 수면 부족 위험은 8%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또한 비교적 늦은 나이에 스마트폰을 갖게 되는 경우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12세 시점에 스마트폰이 없던 3486명을 분석한 결과, 13세가 되면서 새로 스마트폰을 갖게 된 1546명은 여전히 스마트폰 비사용 또래에 비해 △임상적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 위험 57% 증가(OR 1.57) △수면 부족 위험 50% 증가(OR 1.50) 라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중학교 진학 무렵 스마트폰을 처음 갖게 된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급증이 짧은 기간에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정서, 수면, 생활 패턴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환경 요인”이라며 “부모는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줄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한 조사를 보면, 초등학교 6학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92.6%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아직 미성숙한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취침 1~2시간 전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든 스크린 기기 사용을 중단하고, 스마트폰이 필요하지 않은 야외 활동 및 운동 시간을 늘리도록 부모의 감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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