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정용품 브랜드, 테무 입점효과 톡톡… 하루 120개 팔리는 인기상품으로

  • 동아경제

불황 속 새 판로 모색, 글로벌 플랫폼 진출 선택
액상 변기세정제, 검색 유입만으로 인기 제품 성장
캠핑용 장작 등 아웃도어 제품군에도 온기 확산
L2L 프로그램 통해 브랜드 인지도·상품 포트폴리오 확대 기대

테무 트래픽 통해 베스트셀링 제품된 가쯔 액상 변기세정제.
테무 트래픽 통해 베스트셀링 제품된 가쯔 액상 변기세정제.
인천에 본사를, 김포에 생산 설비를 둔 15년차 생활용품 업체 가쯔(KAZT)는 1일 테무(Temu) 입점 이후 예상보다 빠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9월 테무에 합류한 뒤 가쯔의 핵심 제품 주문량은 최근 몇 주간 하루 평균 120~180건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쯔는 그동안 약 40개의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운영해왔지만, 경기 침체 속에서 추가 성장 동력이 필요했다. 특히 3년 전 선보인 캠핑용품 라인 매출이 둔화되면서 재고를 소화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할 새로운 판매 창구를 찾고 있던 상황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 반등이 절실했던 시기에 테무 입점을 결단했다”고 말했다.

가쯔는 국내 판매자의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하는 ‘로컬 투 로컬(Local to Local·L2L, 국내 판매자와 국내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구조)’ 프로그램을 통해 테무에 입점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가쯔의 주요 생활용품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며, 입점 두 달 만에 일 평균 주문이 세 자릿수에 안착했다.

대표 제품인 ‘액상 변기 세정제’는 별도의 대형 마케팅 없이도 테무 내 관련 키워드 검색량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 측은 “비슷한 카테고리의 생활용품을 찾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자연 검색(플랫폼 내 검색을 통한 자발적 유입)만으로도 상품 노출과 방문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생활용품을 한 번에 장바구니에 담는 고객이 많아 재구매율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테무 매출 비중도 전체 채널 중에서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가쯔 내부에서는 “입점 초기 기대했던 것보다 주문 속도가 훨씬 빠르게 올라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존 채널을 유지하면서 추가로 확보한 ‘플러스 알파’ 매출이라는 점도 회사 입장에선 의미가 크다고 한다.

생활용품 판매 호조는 캠핑용품 등 다른 라인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가쯔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캠핑 붐’(캠핑 인구 급증) 시기에 별도의 아웃도어·캠핑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관련 시장이 식으면서 투자를 상당 부분 줄여온 상황이다. 그동안 조용했던 캠핑 카테고리에서 최근 테무에 등록된 캠핑용 장작 등 기초 캠핑용품을 중심으로 주문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가쯔는 중단했던 아웃도어 제품군을 다시 키울지 검토하고 있다. 테무를 계기로 생활용품과 캠핑용품 두 축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온다고 한다. 플랫폼 내 고객 반응과 재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SKU(개별 상품 단위) 확대 방향을 정하겠다는 구상이다.

2010년 설립된 가쯔는 김포에 자체 사출 공장을 운영하며 500종이 넘는 생활·주방용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30억 원(약 980만 달러)에 달하며, 임직원 수는 30명 안팎이다. 전자레인지용 플라스틱 냉동 용기, 옷걸이 등 자체 생활용품과 수입 주방용품이 주요 제품군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플랫폼 활용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4월 실시한 설문조사(중소기업 대상 온라인 플랫폼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약 30%는 이미 테무와 유사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약 21%는 향후 이러한 플랫폼을 추가로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테무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 중이거나 활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기업의 65%는 ‘국내 시장 내에서의 판매 확대’를 주된 목표로 꼽았다. 해외 진출보다는 우선 국내 온라인 소비자를 더 넓게 만나는 창구로 글로벌 플랫폼을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쯔 관계자는 “플랫폼 내 다양한 고객층에게 제품을 선보이면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넓어졌다. 테무에서의 노출이 누적되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L2L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제품까지 여러 카테고리를 확대할 수 있는 접점을 얻었다. 향후 테무를 발판으로 두 영역 모두에서 추가 성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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