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대산맥’ 수장 교체 승부수… 전자 류재철-화학 김동춘

  • 동아일보

전자 조주완-화학 신학철 용퇴
B2B분야 은석현-이재성 사장 승진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도 사장으로

류재철 사장(왼쪽), 김동춘 사장.
류재철 사장(왼쪽), 김동춘 사장.
LG그룹이 그룹 양대 축인 LG전자와 LG화학의 리더십을 교체하며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다. 글로벌 업황 침체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로 주요 계열사 사업들이 정체되자 안정보다는 변화와 혁신에 무게를 둔 인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주요 계열사의 임원 승진자도 크게 줄어들었다.

LG그룹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도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LG전자는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류재철 HS(가전솔루션)사업본부장 사장(58)을 선임했다. 2021년 말 조주완 CEO 선임 후 4년 만의 리더십 교체다. LG화학도 2018년 신학철 CEO(부회장) 선임 후 7년 만에 김동춘 부사장(57)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LG전자는 류 사장이 생활가전 사업에서 경쟁우위를 달성하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류 사장은 1989년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가전연구소에 입사해 재직 기간의 절반가량(17년)을 가전 연구개발에 종사한 기술형 사업가다. 류 사장이 2021년 HS사업본부 전신인 H&A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LG전자는 2022년 미국 월풀을 제치고 처음으로 글로벌 생활가전 매출·영업이익 1위로 올라섰다.

LG전자는 또 이번 인사에서 B2B(기업 간 거래) 분야 리더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자동차 전장(전기·전자장비) 사업을 맡고 있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이끄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LG화학은 새 수장인 김 사장에 대해 첨단소재 사업의 고수익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고객 확대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 LG화학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1996년 LG화학에 입사해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등 첨단소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LG그룹은 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부사장)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김형식 ESS전지사업부장(상무)이 유일하게 전무로 승진한 것도 눈에 띈다. ESS(에너지저장장치)는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분야다.

LG그룹은 올해 주요 계열사의 임원 승진자를 대폭 축소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46명에서 34명으로 26% 줄었다. LG화학은 13명에서 8명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13명에서 7명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실적 악화로 인한 몸집 줄이기로 보인다.

재계는 핵심 계열사의 리더십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진 데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주력인 가전 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LG전자는 특히 TV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오랜 기간 수익성 악화가 누적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LG그룹 인사는 리더십 쇄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미래 사업 분야의 리더들을 승진, 중용해 변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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