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와 1대1 채팅이 가능한 유료 소통 앱 ‘스포디’가 선수 아이돌화 논란과 팬들의 반발로 출시 직후 무기한 중단됐다. 사진=스포디 앱 캡처
프로야구 선수와 1대1 채팅이 가능한 유료 소통 앱이 등장했다가 팬들의 거센 반발로 출시 직후 무기한 중단됐다. 선수당 월 4500원을 내면 DM을 주고받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생일 축하 영상을 받아볼 수 있다는 서비스 구조가 ‘운동선수의 아이돌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프로야구 선수와 1대1 채팅이 가능한 유료 소통 앱 ‘스포디’가 선수 아이돌화 논란과 팬들의 반발로 출시 직후 무기한 중단됐다. 사진=스포디 앱 캡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스포츠 에이전시가 운영하는 소통 앱 ‘스포디(SPODY)’의 상세 설명 페이지가 올라오며 논란이 확산됐다.
스포디는 선수와 팬이 1대1로 채팅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유료 멤버십 기반 서비스로, 기본 이용료는 선수당 월 4500원, 생일·특별 메시지는 약 20만 원에 달한다. 팬들은 채팅 기능 외에도 선수가 직접 올리는 게시물과 미공개 사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구조는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버블’과 유사한 형태다.
업체 측은 현재 박건우(NC), 원태인(삼성), 안현민(KT), 임찬규(LG) 등 해당 에이전시 소속 선수들이 참여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서비스가 알려지자마자 야구 팬들은 “경기에 집중해야 할 프로선수가 1대1 메시지 서비스를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 “선수를 아이돌처럼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라며 비판을 제기했다. 일부 팬들은 “문제성이 큰데 구단과 KBO는 알고 있었던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논란의 핵심은 ‘운동선수의 사생활과 팬 서비스의 경계’였다. 팬들은 주요 경기 일정과 시즌 성적이 팬덤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과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DM을 즉시 확인하거나 답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면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민감한 1대1 대화 구조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진=스포디 앱 캡처 ● “심려 끼쳐 죄송”…스포디, 결국 서비스 중단
비판이 확산되자 스포디 운영사는 25일 공식 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업체 측은 “최근 스포디 서비스와 관련해 팬 여러분과 구단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서비스 구조와 운영 방식에 대한 검토와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불편과 우려를 드린 점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팬 여러분과 관계자분들께서 주신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스포디 서비스는 즉시 무기한 중단하도록 하겠다. 멤버십 구독을 비롯해 스포디를 통해 결제하신 모든 금액은 전액 환불해드리겠다. 환불 절차는 개별 안내를 통해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포디는 서비스 중단과 함께 운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애초부터 기획 단계에서 걸러졌어야 할 시스템”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로 선수 대상의 유료 1대1 소통 플랫폼이 향후 재도입될 경우도 있지만, 운영사·구단의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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