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폐기-개정 가능성 거론되자
“무관세 수출 혜택 사라져” 우려
美무역대표부에 의견서 제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취소하거나 개정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에 협정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멕시코·캐나다 공장을 통한 대미 무관세 수출 혜택이 사라질 경우 글로벌 전략과 대미 투자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4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다음 달 3∼5일 열리는 USMCA 관련 공청회를 앞두고 마감 시한인 이달 3일까지 총 1515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기업들도 의견서를 제출했다.
USMCA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타결돼 2020년 발효됐다. 북미 3국은 2026년 협정 연장 여부를 공동 검토하기로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멕시코·캐나다와 갈등을 빚으며 폐기나 대폭 개정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그는 앞서 7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USMCA를 재협상할 수 있다”며 “다른 합의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USMCA가 북미 전역에 대한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며 “협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의 무관세 원칙이 재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티후아나·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한 TV·모니터·가전을 미국에 수출하는 삼성전자는 “기업들은 이미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고, 무관세 유지가 투자 예측성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 부품은 50%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면제해야 한다”며 “USMCA 기준에 맞춰 부품의 70%를 체결국에서 조달해 왔는데도 미국이 여전히 50% 관세를 부과해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LG전자는 멕시코에서 생활가전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한다.
캐나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에서 배터리 모듈을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 배터리 공급망 구축 결정을 이끈 요인 중 하나가 USMCA였다”며 “협정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유지돼야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USMCA 연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대미 투자 장기 계획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기아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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