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17 뉴스1
내란 주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이 이달 중 마무리된다. 선고는 내년 1월 중 나올 예정으로, 내란 혐의와 관련해 법원이 내놓는 첫 판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 안팎에선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가 다른 내란 재판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6일 한 전 총리 내란 주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고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구형과 한 전 총리의 최후 진술을 듣기로 했다. 선고는 내년 1월 21일이나 28일에 내린다는 계획이다.
예정대로 재판이 진행되면 한 전 총리는 내란 관련 혐의를 받는 피고인 가운데 가장 먼저 법적 판단을 받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현복)가 심리하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사건은 내달 15일 선고를 앞두고 있지만,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알선수재 등 혐의로 노 전 사령관 개인 비위에 가깝다. 노 전 사령관의 내란 주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은 이르면 내년 2월경 선고가 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 사건 재판부는 이달 들어 매주 두 차례씩 공판기일을 열며 속도감 있게 재판을 진행했다. 증인 출석을 거부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과태료와 구인영장을 발부하는 등 원칙대로 재판을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3일 ‘계엄 국무회의’가 열렸을 당시 상황이 담긴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가 이 재판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영상엔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특별 지시 사항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꺼내 읽는 모습,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 전 총리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이 서로 가진 문건을 돌려보며 협의하고, 이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이 웃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후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고,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전 총리를 강하게 말렸다고도 진술했다. 한 전 총리에게 유리한 증언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에 나와 “한 전 총리를 비롯한 대부분 국무위원이 자신을 말렸고, 계엄은 김 전 장관과 둘이서만 이야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