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패션 기업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의류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시장 규모에 더해 MZ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내 K패션 수요가 확대되면서, 중국이 다시 핵심 성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F 자회사 씨티닷츠의 의류 브랜드 ‘던스트’는 중국 상하이 화이하이중루에 약 204㎡(62평) 규모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팝업은 이달 15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두 달간 운영되며, 25FW(가을겨울) 컬렉션의 코트·재킷·니트 등 총 200여 개 제품을 전시한다. 던스트는 지난해 상반기(1~6월)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한 뒤 티몰글로벌, 도우인샵, 샤오홍슈샵 등 주요 중국 내수 플랫폼에 연달아 입점했다. 이달 1일에는 티몰 여성의류 카테고리에서 상위 1%, 해외 여성 브랜드 순위 20위권에 올랐다.
다른 패션 기업들도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연내 상하이에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와 오프라인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를 낸다. 내년 상반기에는 난징둥루, 쉬자후이, 항저우 등 3개 지역에 매장을 열기로 했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는 4월 중국 심천에서 첫 매장을 낸 데 이어 이달 초 베이징에도 새 매장을 열었다.
업계가 중국 패션 시장에 다시 주목하는 배경에는 압도적인 시장 규모가 자리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내수 부진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중국 의류 시장은 여전히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중국 의류 시장 규모는 3617억5000만 달러(약 530조 원)로 추산된다. 이는 전 세계 의류 시장(1조8040억 달러)의 약 20%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2016년 사드 사태 이후 위축된 한국 브랜드 입지가 최근 한중 관계가 회복세를 보이며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내 소비 트렌드 변화 역시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2030세대를 중심으로 SNS·라이브스트리밍 기반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K패션 브랜드에 대한 노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LF 관계자는 “중국 MZ세대의 온라인 소비 증가와 K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맞물리면서 던스트가 중국에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K패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으로 수출된 한국 의류 규모는 2020년 3억7512만달러에서 지난해 5억4556만달러로 45% 이상 늘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