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성공한 사업가 ‘장’(멜빌 푸포)과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던 ‘파니’(루 드 라주). 어느 날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알랭’(닐스 슈네데르)과 거리에서 마주친 뒤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우연은 축복일까, 비극일까.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2012년)로 낭만적인 시간 여행을 그렸던 할리우드 거장 우디 앨런 감독(90)이 다시 파리를 찾았다. 12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럭키 데이 인 파리’는 그의 50번째 장편 연출작. 프랑스 제목은 ‘뜻밖의 행운’이란 뜻인 ‘Coup de Chance’. 행운처럼 찾아온 사소한 우연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파장을 암시한다.
‘미드나잇 인 파리’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이 작품은 파리의 가을이 배경이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2008년·스페인 바르셀로나), ‘로마 위드 러브’(2013년·이탈리아 로마) 등처럼 영화 배경이 된 유럽 도시의 매력을 포착해내며 또 하나의 ‘도시 연가’를 완성했다.
다만 이번 영화는 ‘쌉싸래한’ 우디 앨런 식 유머의 농도가 옅은 편이다. 후반부는 장이 부인의 불륜을 의심하며 벌어지는 사건 위주여서, 웰메이드 스릴러로 평가되는 감독의 전작 ‘매치 포인트’(2006년)와 견주는 이도 많다. 2023년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한 뒤 같은 해 프랑스에서 개봉했는데, 국내에선 올해 상반기에 수입됐다.
해외 영화계에선 이번 작품이 앨런 감독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2014년부터 불거졌던 그의 성추문 의혹이 점점 커지면서 제작 자금 확보에 줄줄이 실패한 데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앨런 감독은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시로부터 150만 유로(약 25억 원)를 지원받는 데 성공해 차기작 제작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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