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압박 트럼프 보란 듯…푸틴 “핵 탑재 ‘수중 드론’ 실험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30일 19시 20분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두 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군병원에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참전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포세이돈 수중 무인기를 핵동력 시설을 이용해 실험했으며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2025.10.30.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두 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군병원에서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참전 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포세이돈 수중 무인기를 핵동력 시설을 이용해 실험했으며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2025.10.30.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첨단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26일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이며 사정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인 ‘부레베스트니크’의 실험을 완료했다고 공개한 지 사흘 만이다.

자신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핵전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주요 강대국간 핵경쟁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연이어 핵전력 과시하는 푸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9일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위로하며 “‘포세이돈 수중 무인기’를 핵동력 시설로 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 무인기는 속도와 이동, 깊이 면에서 세계 유사체가 없고,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가능성도 없다. 요격할 방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포세이돈은 핵무기와 재래식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사용한 원자폭탄의 약 100배 위력을 지녀 ‘둠스데이(Doomsday·지구 최후의 날) 핵 어뢰’로도 불린다. 최대 시속 200km이동할 수 있고, 서구 주요국의 방어망을 피해 해안 도시를 파괴할 만큼의 강력한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키도록 설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측은 포세이돈의 위력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자국의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능가한다고 주장한다. 서방이 ‘사탄(Satan·악마)’으로 부르는 사르마트는 한 번에 10~15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 또한 1만8000km달해 러시아에서 워싱턴, 뉴욕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사르마트가 조만간 실전에 배치될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등을 둘러싼 처리 방안 등으로 양측 이견이 심화됐고 회담이 무산됐다. 그 뒤 러시아는 연이어 핵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 佛 신형 핵무기 공개, 美 핵무기 관련 예산 증액

미국 군사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8일 프랑스도 새로운 핵탄두를 탑재한 ‘M51’ 전략탄도미사일의 세 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9500km, 4~6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프랑스 국방부는 “사거리, 정확도, 적 방어선 관통 능력 등이 이전 버전보다 대폭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이 미사일을 ‘르트리옹팡’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4척에 탑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핵무기 운용과 유지보수, 현대화에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총 9460억 달러(약 1330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차세대 ICBM ‘센티널 개발 사업’ 등 전략·전술핵 발사 체계의 현대화에도 3090억 달러(약 430조 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연일 핵무기 확장과 현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 체코서 친러 성향 정권 탄생할 듯

한편 ‘체코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보수 성향의 정치인 안드레이 바비시 전 총리 겸 긍정당 대표가 다시 총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긍정당은 이달 3, 4일 총선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획득하지 못해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논의해 왔다. 바비시 전 총리는 29일 성향이 비슷한 자유직접민주주의당, 운전자당과의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세 정당 모두 체코의 우크라이나 지원, 이민, 기후변화 대책 등에 반대한다. 바비시 전 총리가 재집권하면 체코 또한 친(親)러 성향인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과 마찬가지로 유럽 차원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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