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노벨상 마차도 시민권 박탈 위협

  • 동아일보

“조국 모욕하고 외세의 이익 대변”
대통령 최측근이 대법원에 요청
20여명 野정치인-언론인도 포함
반대파 탄압으로 지지층 결속 시도

마두로(왼쪽), 마차도.
마두로(왼쪽), 마차도.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며 연이은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측이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시민권 박탈을 추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헌법이 “베네수엘라 태생인 사람의 시민권은 박탈당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야권 인사를 향한 위협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차도는 마두로 정권의 위협에도 민주주의를 수호한 공로로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4년 이미 마두로 정권에 여권을 빼앗겼다. 지난해 7월 대선 직후부터 1년 넘게 신변 위협으로 모처에 은신하고 있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 정치인 루이스 라티는 대법원에 마차도를 비롯한 20여 명의 야권 정치인과 언론인의 시민권 박탈을 요청했다. 라티는 “조국을 모욕하고 외세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들은 베네수엘라 국민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시민권 박탈 요청 명단에는 또 다른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마차도 대신 지난해 대선에 출마했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등도 포함됐다. 곤살레스는 대선 직후 스페인으로 망명했다. 최근 마차도의 노벨 평화상 수상 사실을 언급한 유명 라디오 진행자 두 명 또한 마두로 정권의 반발과 위협으로 방송에서 퇴출됐다.

마두로 정권의 반대파 탄압은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압박을 거듭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맞서고, 장기 집권에 따른 내부 불만 또한 억누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강력범죄 급증, 만성적인 전력난, 고물가와 화폐 가치 하락 등으로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외부의 적’을 이용해 결속을 시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마약 밀매 단속을 이유로 카리브해의 베네수엘라 선박을 거듭 공격했다. 26일에는 베네수엘라 영토에서 불과 11km 떨어진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에 해군 구축함 ‘USS그레이블리’를 정박시켰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모든 행보가 자신에 대한 정권 교체 시도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노벨 평화상#야권 인사#시민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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