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가 그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공식 인증할 권한을 가진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인증하면 당신이 역사에 ‘겁쟁이(wimp)’로 기록될 것”이라고 위협한 사실이 드러났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현직 부통령은 매 대선마다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최종 인증한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ABC방송은 정치전문 기자 조너선 칼의 신간 ‘보복: 도널드 트럼프와 미국을 바꾼 캠페인’의 발췌록을 보도했다. 이 책에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받은 펜스 전 부통령이 관련 내용을 자필로 기록한 내용이 담겼다. 펜스 전 부통령이 직접 남긴 기록을 통해 당시 상황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펜스 전 부통령펜스 전 부통령은 사태 직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일정표에 일일이 손으로 적어뒀다. 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을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 큰 실수였다. 당신은 잘못된 사람들의 말만 듣는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 나는 내 마음과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고 답했다.
칼 기자는 펜스 전 부통령의 자필 기록이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개입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지만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인정하면서 이 자료의 증거 능력이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직후 당시 난입에 관련된 지지자 1500여 명을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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