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챔피언십 정상… 통산 13승
“고향 분들 응원에 좋은 기운 받아
우승 놓치면 다신 입지 말자 했는데
결과 좋아 계속 빨간 바지 입을 것”
‘빨간 바지의 승부사’ 김세영이 19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약 5년 만에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었다. 해남=뉴시스
“김세영, 김세영!”
‘남도의 딸’ 김세영(32)이 바다에서 불어오는 초속 5.6m 강풍을 뚫고 ‘챔피언 퍼트’에 성공하자 3만여 명의 갤러리는 일제히 김세영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세영도 감격에 젖은 듯 여러 차례 하늘을 바라보며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김세영은 자신의 상징인 ‘빨간 바지’를 입고 5년 만에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김세영은 19일 전남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2위 하타오카 나사(26·일본)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20년 11월 펠리컨 여자 챔피언십 이후 약 5년 만이자 개인 통산 13번째 LPGA투어 우승이다.
우승 상금 34만5000달러(약 4억9000만 원)를 받은 김세영은 “오늘 아침에 빨간 바지를 입으면서 ‘오늘도 우승을 놓치면 다신 입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한동안 (우승을 못 해서) 많이 고민했고, 무승이 얼마나 길어질지 걱정했다. 그토록 바랐던 우승을 가족 친지들 앞에서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김세영은 한국, 그것도 자신의 고향과 다름없는 해남에서 오랜 우승 가뭄을 끊어냈다. 김세영의 고향은 해남에 인접한 전남 영암군으로 이번 대회 내내 많은 가족과 친지들의 열띤 응원을 받았다. 1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인 10언더파를 몰아치며 대회를 시작한 김세영은 마지막 날까지 1위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하며 고향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김세영은 “어젯밤 가족들과 함께 김치찌개를 먹는데 거의 먹지 못할 만큼 긴장을 많이 했다. 아버지로부터 들은 ‘압박되는 상황에서 쫄지 말고 이겨내라’는 말을 되새긴 게 좋은 플레이로 이어졌다”면서 “가족, 친구, 사촌 등 고향의 많은 분들이 오셔서 목소리 크게 응원해 주셔서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 좋은 결과가 나왔기에 앞으로도 계속 빨간 바지를 입을 것”이라며 웃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