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3657.28)보다 91.09포인트(2.49%) 오른 3748.37에 마감한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홍보관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64.72)보다 0.69포인트(0.08%) 상승한 865.41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21.3원)보다 3.4원 내린 1417.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700선을 돌파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점을 갈아치우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주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7%만 더 오르면 달성할 수 있는 ‘코스피 4,000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코스피, 9월 이후 17% 넘게 상승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9% 상승한 3,748.37로 장을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3,700 고지에 올랐다. 하루 만에 종가 기준 최고점을 갈아치운 것이기도 하다. 이날 장중에는 3738.34를 찍어 장중 최고점도 다시 썼다.
6월에 3000을 돌파한 이후 지루한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는 9월부터 매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9월 10일에 3,300선을 넘겨 4년 2개월 만에 코스피 최고점을 넘긴 이후 그래프가 더욱 가팔라졌다. 이후 3거래일 만인 9월 15일에 3,400을 넘기고, 13거래일 만인 10월 2일에는 3,500을 넘겼다. 곧바로 1거래일 만에 다시 3,600의 벽을 허물더니, 4거래일 만에 3,700도 넘어섰다. 코스피는 9월 이후에만 17% 넘게 성장했다.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삼성전자였다. 지난달 보통주 기준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의 16.5%를 차지한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9월 1일만 해도 ‘6만 전자’(6만7600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10월 10일에는 4년 9개월 만에 ‘9만 전자’(9만4400원)에 복귀했다. 이날 장중 9만7700원까지 오르며 2018년 액면분할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기존 장중 최고가는 2021년 1월 11월에 나온 9만6800원이었다.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증권가에서 예상한 전망치(10조∼11조 원 수준)를 1조 원 이상 웃돈 것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그동안 미국발 관세 위기에 짓눌려있던 자동차 종목도 반등했다.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8.28% 상승했고, 기아는 7.23% 올랐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자 협상 타결에 기대감으로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투자금이 증시로 흘러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6월과 9월 그리고 이번 달에는 15일에 연달아 부동산 대책을 내놔 규제 지역을 늘리고 대출을 옥죄었다. 투자의 흐름을 부동산에서 증시로 바꾸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긴 정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심리를 증시로 유도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6.7%만 오르면 코스피 4000 달성
코스피 4000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251.63포인트만 남겨뒀기에 6.7%만 더 오르면 달성이 가능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코스피 목표주가를 기존 3,250포인트에서 3,800포인트로 상향했다. 약세장이 나타나면 3,100포인트까지 내릴 수 있지만 강세장이 이어지면 최대 4,2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JP모건은 코스피가 향후 12개월 안에 4,000~5,000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000이 올해 되느냐, 내년에 되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며 “다만 한미 관세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변수”라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 이하 수준의 경제성장률과 소비쿠폰 효과가 끝난 뒤에 내수 상황 등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코스피 4000 달성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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