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자녀 두뇌발달 촉진하려면…‘이것’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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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5월 15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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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영유아기 아이들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면 아이 두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 발달이 촉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손 스펜서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을 통해 영유아기 자녀와 대화하는 것이 초기 두뇌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5세 아기들 16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아기들에게 소형 녹음 장치로 3일 동안(하루 최대 16시간) 어른이 말하는 소리, 대화 소리, 아기가 말하는 소리 등의 언어 데이터를 처리했다.

이어 아기가 잠잘 때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뇌를 촬영하면서 미엘린(수초·myelin)이라는 물질의 변화를 조사했다.

미엘린은 뇌 신경세포를 둘러싸면서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물질이다. 단백질 30%, 지질 70%로 구성된 백색 물질로, 뉴런을 이루는 축삭(axon)을 여러 층으로 감싸면서 뉴런 사이에 신호전달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

스펜서 교수는 “축삭을 구멍이 많은 호스라고 가정하면 미엘린은 호스를 감싸 구멍을 막음으로써 물이 잘 흐르게 하는 테이프와 같다”며 “미엘린이 초기 뇌 발달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특히 아기들과의 대화가 미엘린 생성을 촉진하는지 밝혀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일상적인 환경에서 어른에게 말을 더 많이 듣는 아기일수록 뇌의 언어 관련 영역에 미엘린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펜서 교수는 “아이들의 뇌는 생후 2년간 매우 빠르게 발달해 2세가 되면 뇌 크기가 성인의 80%에 이른다”며 “이 시기에 미엘린 생성이 촉진되는 것은 아이들의 정교한 언어 처리 능력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4~6세 어린이에서 비슷한 연관성이 드러났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연관성이 뇌 발달 초기에 훨씬 일찍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언어 입력이 초기 뇌 구조와 관련 있음을 보여주는 첫 연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스펜서 교수는 “이 과정에 대해 아직 더 밝혀내야 할 것이 많지만 보호자들에게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는 ‘아이들과 많이 대화하라’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말을 들을 뿐 아니라 당신의 말이 말 그대로 아이들의 뇌를 형성시킨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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