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연속 관절전문병원 지정… 로봇닥터로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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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택병원
국내 최초로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 수술 성공
다중 센서 기반으로 안정성 높여 회복도 빨라

수원 이춘택병원(병원장 윤성환·사진)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4회 연속 관절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1981년 개원해 깊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이춘택병원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및 골절센터, 척추 관절센터, 스포츠 외상 및 관절경센터로 전문화돼 있다. 임상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을 갖춘 10명의 정형외과 의료진이 다양한 관절 분야 질환에 대한 진료를 펼친다. 센터별 협진 시스템으로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조성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점이 병원에 대한 입소문으로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환자가 찾아온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국내 최고 기술력 자부

이춘택병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다. 2002년 국내 최초로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성공했다. 2022년 기준 약 1만6000여 건의 세계 최다 수술 건수를 기록하며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2005년에는 로봇관절연구소를 개설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2021년에는 차세대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Dr. LCT(닥터 엘씨티)’를 개발해 첫 수술에 성공하는 등 로봇 인공관절 수술 및 정형외과 분야의 최신 기술을 선도하는 병원이다.

2021년 6월 이춘택병원은 새롭게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엘씨티로 첫 수술에 성공했다. 2002년 국내 최초 로봇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ROBODOC(로보닥)을 도입해 수술에 성공한 지 19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춘택병원은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가장 많은 수술 사례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 있어서 단연코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자랑한다.

윤성환 병원장은 “이춘택병원 로봇 수술의 장점은 풍부한 수술 경험으로 로봇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여기에 새롭게 개발한 로봇을 이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닥터 엘씨티에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축적한 약 1만5000건의 임상 데이터 기반으로 개발한 모든 결과물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의사와 연구진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로봇의 연구개발 방향을 설정했다. 수술 중 의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환자에 유리한 수술 과정은 무엇인지를 첫 번째로 생각하여 더욱 빠르고 안전하며 간단한 과정을 구현했다.

특히 기존에 사용하던 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은 로봇 팔이 5축인 데 반해 닥터 엘씨티는 7축으로 돼 있어 수술 과정에서 보다 자유롭고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제한된 공간에서 기존 5축으로는 접근하지 못했던 수술 부위까지 절삭이 가능해져 최소침습수술(MIS)에 더욱 특화된 수술이 이뤄진다. 또 기존보다 정밀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 팔의 성능을 향상해 절삭 오차를 줄이고 보다 강해진 힘으로 절삭 능력을 높이면서도 다중 센서 기반으로 수술의 안정성을 높였다. 그 결과 수술의 정밀도와 정확성이 더욱 향상됐으며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돼 수술 계획 수립부터 실행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다.

로봇 닥터 엘씨티로 정합·절삭시간 4분의 1로 단축

윤 병원장은 지난해 열린 대한정형외과 컴퓨터수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닥터 엘씨티로 수술한 40명의 케이스를 분석해 발표했다. 로봇에 환자 관절의 실제 위치를 입력해 정확하게 뼈를 깎을 수 있도록 하는 정합 과정과 뼈를 깎는 과정이 기존 로보닥에 비해 약 4분의 1로 줄어 실제 수술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단순히 속도를 빠르게 해 절삭 시간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환자의 골질에 따라 절삭 속도를 다르게 조절해 우수한 수술 결과를 이끌어낸다. 궁극적으로 수술 시간의 단축은 감염 등 외부적인 환경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환자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여러 의료기관에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로봇 수술은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높은 정확성과 정밀도라는 강력한 이점 때문에 많은 병원에서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수술 과정을 단순화하고 시간을 단축한 닥터 엘씨티는 앞으로의 확장성이 기대되는 로봇이다. 윤 병원장은 “닥터 엘씨티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많은 로봇의 단점을 보완해 환자와 의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춘택병원은 전 병동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으로 운영한다. 보호자나 간병인의 상주 없이 간호 인력이 24시간 환자를 보살피며 질 좋은 입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2개 병동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으로 운영했지만 2020년 5월 보호자 없는 병실을 운영하는 것이 외부 감염원 유입을 최소화해 환자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전 병동으로 확대 운영하며 인력 및 시설 장비를 확충했다.

로봇 국산화로 맞춤형 수술법 도입
이춘택병원 의료 연구소

의료용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했지만 그에 반해 국내 로봇 시장의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수술 로봇은 생명과 직결되므로 풍부한 임상 데이터에 기반을 둔 기술력에 자금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미 해외 대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국내 대기업은 의료용 로봇 시장에 뛰어들기를 꺼리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내 의료용 로봇 기업은 중소 규모에 그친다.

2002년 이춘택병원이 도입한 초기 로보닥은 외국인의 체형에 맞게 설계됐고 사용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로봇 수술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이 있었기에 고 이춘택 병원장은 로봇을 포기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직접 연구개발에 참여해 한국인 체형에 맞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2005년 로봇관절연구소를 설립했고 로봇의 국산화에 나섰다. 당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춘택 원장은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수술법을 도입하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가장 먼저 이룬 성과는 피부 절개를 작게 하는 ‘최소 절개 최소 침습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접목한 것이다. 초기에는 로봇이 수술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큰 피부 절개가 필요했는데 로봇 팔의 동작 수정 등으로 절개 부위를 최소화했다. 그 결과 수술 부위의 근육 및 연부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었고 이는 환자의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줬다.

2008년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 인공관절 반치환술의 성공에 이어 ‘로봇을 이용한 관절 절삭 시스템’에 대한 특허도 얻었다. 기존에는 뼈의 표면을 깎는 양을 조절하고 차근차근 돌려 깎던 방식을 사용했는데 새로 개발한 절삭 시스템은 관절 측면에서 바로 뚫고 들어간 뒤 다듬어 나가는 방식이다. 이로써 절삭 시간을 기존 25분에서 10분 내외로 단축했고 수술 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환자의 출혈량과 감염률도 현저히 낮췄다.

2013년에는 정합 시간을 10분에서 약 3분으로 단축해 ‘객체 정합장치 및 그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청에 등록했다. 정합은 집도의가 직접 로봇의 포인트를 환부에 접촉해 로봇에 환자 관절의 실제 위치를 입력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잘못되면 오차가 생길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어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휜다리 교정술에 성공하며 로봇 수술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란?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관절염 등 여러 원인으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관절 대체 물질인 임플란트를 삽입해 새로운 관절을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과정에서 뼈를 깎을 때 의사의 손이 아닌 로봇 팔을 이용해 뼈를 정밀하게 깎은 뒤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뼈의 절삭뿐만 아니라 수술 전 계획을 세울 때도 미리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환자의 뼈 모양, 위치, 병소의 진행 정도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한 후 이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3차원(3D) 가상공간에서 뼈의 위치, 정렬 등을 부위별로 점검하며 인공관절과 환자의 뼈를 자연스럽게 조합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수술 전 계획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수술 방법을 결정하고 이 계획을 토대로 로봇이 뼈를 깎기 때문에 정밀하고 오차가 극히 작으며 안정적으로 항상 일관된 수술 결과를 가져온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리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라 할지라도 3D 영상을 기반으로 정밀하게 설계된 수술 계획대로 움직이는 로봇의 정밀성을 따라갈 수는 없다.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관절에서 무릎, 발목까지 힘의 축이 인공관절의 중심을 지나고 균형이 맞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수술 후 통증은 물론이고 인공관절의 조기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수술법을 잘 따져봐야 한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은 의사의 경험이나 숙련도에 의존해 시술하다 보니 시술한 의사마다 경험이나 테크닉이 달라 실패율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손으로 하는 기존 수술보다는 로봇을 이용하는 병원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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