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감독 작품, 역대 3번째 황금종려상…할리우드 스타들도 화제

  • 뉴스1
  • 입력 2023년 5월 28일 12시 50분


코멘트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Falais des Festival)에서 열린 ‘잔 뒤 바리’(Jeanne du Barry) 포토콜에서 주연 배우 조니 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5.17/뉴스1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발(Falais des Festival)에서 열린 ‘잔 뒤 바리’(Jeanne du Barry) 포토콜에서 주연 배우 조니 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5.17/뉴스1
제76회 칸 국제영화제가 11박 12일간 여정의 막을 내렸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문 속에서 칸의 단골인 거장 감독들과 여러 여성 감독들이 경쟁을 펼쳤고, 그 결과 영화 ‘아나토미 오브 어 폴’(ANATOMIE D‘UNE CHUTE)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7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28일 오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6회 칸 영화제가 폐막작 ’엘리멘탈‘로 막을 내렸다. 황금종려상의 영예는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아나토미 오브 어 폴‘에게 돌아갔다.

미국 영화들과 거장 감독들 사이에서 여성 감독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프랑스 여성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의 모습이 담긴 올해 칸 영화제 포스터 속에서 경쟁 부문에서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의 ’라 치메라‘,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의 ’클럽 제로‘,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포 도터스‘, 카트린 브레야 감독의 ’라스트 서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아나토미 오브 어 폴‘, 라마타 툴라예 사이 감독의 ’바넬 앤 아다마‘, 카트린 코르지니 ’홈커밍‘까지 총 7명의 여성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칸 영화제 사상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해 황금종려상의 영예도 여성 감독에게 돌아갔다. 프랑스 감독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프랑스 스릴러 영화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이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 이는 1993년 제인 캠피언 감독의 ’피아노‘, 2021년 줄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티탄‘에 이어 세 번째 여성 감독의 황금종려상을 수상 소식이다.

남우주연상은 지난해 ’브로커‘의 송강호에 이어 올해도 아시아 배우가 거머 쥐었다. ’쉘 위 댄스‘ ’실락원‘ ’게이샤의 추억‘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는 독일 감독 빔 벤더스의 ’퍼펙트 데이즈‘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또한 ’어바웃 드라이 그래시스‘에 출연한 터키 배우 메르베 디즈다르가 여우주연상을, ’더 포토푀‘를 연출한 베트남 출신 프랑스 감독 트란 안 훙은 감독상을 각각 받았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는 ’칸 단골‘들이 경쟁 부문에 대거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해 ’브로커‘에 이어 올해도 칸을 방문했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엔 어린 아들의 이상 행동에 의문을 품은 엄마가 학교로 달려들면서 알게 된 진실을 담은 영화 ’괴물‘(Monster)로 돌아와 호평을 얻었다. 이에 각본을 쓴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국 거장인 켄 로치 감독은 ’디 올드 오크‘로 15번째 경쟁 부문에 오르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로 이미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받았다. 또한 ’파리, 텍사스‘(1984)로 수상 경력을 보유한 독일의 빔 벤더스 감독, 이탈리아의 난니 모레티 감독도 ’아드의 방‘(2001) 이후 ’어 브라이터 투모로우‘로 칸을 다시 찾았다. ’윈터 슬립‘(2014)의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도 경쟁 부문에서 경합을 벌였다.

올해 칸 영화제 초반부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화제성을 견인했다. 조니 뎁이 자신의 주연작이자 복귀작 ’잔 뒤 바리‘를 선보이며 영화제 초반부 논란과 화제성을 장악했다. 가정폭력 논란에 휘말린 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 하차하고 배우 앰버 허드와 법정 공방을 벌여온 조니 뎁이 ’잔 뒤 바리‘를 통해 복귀했고, 이 작품이 칸 영화제 개막작까지 선정되며 논란에도 휩싸였다.

그러나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개막에 앞서 지난 15일 진행한 간담회에서 “칸이 정말 성폭력범들의 축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칸으로 복귀한 조니 뎁은 레드카펫에서 팬들과 셀카를 찍고, 사인을 해주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다만 이어 17일 포토콜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 교통 체증으로 인해 40여분 지각하며 일정 내내 논란을 몰고 다녔다.

여기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서 타이틀롤을 맡아온 해리슨 포드는 비경쟁 부문 초청작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로 칸을 방문했고 명예 황금 종려상(Palme d’Or d‘Honneur)까지 수상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을 위해 칸 영화제를 찾았다. 또한 폐막작으로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선정돼 영화제를 마무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팬데믹의 기운이 완전히 없어진 모습이었다. ’노마스크‘는 물론 방역과 관련된 정책은 사라졌고, 여전히 턱시도와 드레스를 갖춰 입은 관객들이 인기 있는 작품의 표를 구하기 위해 뙤약볕에 팻말을 들고 어필하고 있었다. 특히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밤에 진행되는 공식상영에서의 드레스 코드도 작년에 이어 다소 완화된 모습이었다. 턱시도와 드레스를 착용하면서도 캐주얼한 정장 구두와 굽이 낮은 단화 등이 허용됐다.

올해도 칸 레드카펫에서는 활동가들이 등장해 목소리를 냈다. 17일 팔레 데 페스티발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 ’르 레투아‘(Le retour)의 공식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 한 활동가는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 만삭의 배 모양 소품을 착용한 채 소리를 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는 대리모 행위를 반대하기 위한 운동으로 배에는 바코드 그림과 ’Surrogacy(대리모 행위)‘라는 문구를 새겼다.

지난 21일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진행된 영화 ’애시드‘(Acide) 레드카펫에서 한 여성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키는 파란색, 노란색이 섞인 드레스를 입은 채 등장했다. 이 여성은 이어 건물 계단에 올라 가짜 피 같은 붉은색 액체를 몸에 부었고, 보안 요원에 의해 저지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여성은 별다른 말을 하거나 피켓을 들지 않았다. 해당 퍼포먼스를 한 이유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1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