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마흔 전에는”…‘연기·연애·예능’ 서른셋, 이승기의 고민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2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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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겸 예능인 이승기. 지난 2004년 전국의 누나들을 설레게 한 소년 이승기는 어느새 데뷔 15년차 ‘만능’ 엔터테이너가 됐다. 그동안 가수, 배우, 방송인 세 개의 타이틀을 부끄럽지 않게 이름 앞에 새기며 스타로 사랑받았다.

군 전역 후 그는 특유의 성실과 열정으로 자신의 연예활동 2막을 열었다. SBS ‘집사부일체’와 tvN ‘화유기’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에 이어 SBS ‘배가본드’로 ‘액션배우’로서 변신에 성공했다. 최그 종영한 ‘배가본드’에서 조카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거친 남자 차달건은 그간 ‘엄친아’ ‘모범생’ 등의 이미지였던 이승기에게 새로운 모습을 추가했다. 드라마 역시 13%(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달성하며 필모그라피에 성공의 기록을 추가했다.

‘배가본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승기를 만났다. 위트를 더한 성실한 답변과 진중한 태도 속에서 이승기의 많은 고민이 묻어나왔다. 올해로 만 서른 셋, 연예인 이승기와 인간 이승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너무 잘 해내려고’ 스스로를 다잡았던 시간을 지나 다소 지친 것도 있다면서, ‘내려놓음’의 중요성도 깨닫고 있단다. 연예인 이승기와 서른셋 남자 이승기의 이야기다.

-연기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 같다는 평에 대해서는.

▶‘구가의서’ 등(전작들)에서는 내가 더 설명해주고 보여주려고 했다. 모니터를 하고 반복하면서 힘이 들어가더라. 사실 ‘배가본드’도 지금 봐도 힘을 뺄 부분이 많다. 순수하게 시청자처럼 보고 저건 내가 너무 앞서 갔나 싶은 것도 있다. 1년 동안 촬영을 하다 보니 익숙해서 텐션이 떨어졌나 싶은 장면도 보인다. 시즌2를 하게 되거나 다른 작품을 할 때는 보다 보완해야 할 것 같다. 힘을 빼고 앞서 나가는 것을 좀 줄이려고 한다.

-가수 활동을 쉰지 오래 됐다.

▶사실 군대를 다녀오면서 목이 많이 상했다. 마음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몸이 안 좋아서 요즘에는 요가도 하고 자체적으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수 활동을) 꿈 꾸는 부분도 있지만 구상 단계가 아니라 스타트되면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가수의 끈을 놓고 있지는 않다. OST 등을 부르지 않은 건, 노래를 다시 부른다면 싱글보다 오래 기다리고 많은 생각을 한 부분인 만큼 내가 하고 싶은 콘셉트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다. 시간도 필요하고 여러 부분이 준비돼야 하지만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

-노래, 예능, 연기를 다 한다는 건 어떤가.

▶장르는 다르지만 어떤 형태로든 다른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는 점에서 늘 고민이 있다. 노출이 많을 때 우려되는 것은 음성이 익숙해진다는 것이다.이승기의 목소리에 대한 대중의 익숙함이 신경쓰인다. 음성은 바꿀 수 없는 것이니까 다른 콘셉트를 보여주려고한다. 기존에는 하지 않았던 형태의 예능들에 도전하고 있고, (넷플릭스의) ‘투게더’ 같은 것도 새롭다. 류이호라는 친구와 함께 찍었는데 어떻게 방송에 나갈지 궁금하다. 엔터테이너라는 위치에서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려야 할지 늘 고민이다.

-넷플릭스 ‘범인의 바로 너!’ 시즌2에도 함께 했다.

▶(유)재석이형이 계셔서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예전의 이승기가 하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딱 내 것만 하면 된다. 스나이퍼의 역할로 임하는 거라 힘이 들지 않고 즐겁게 했다.

-‘집사부일체’가 벌써 100회를 앞두고 있다. 드라마와 병행하는 게 쉽지 않을텐데 진정성있게 임하고 있더라.

▶(웃음) 내게는 예능이 연예인으로서의 일탈이자 활력소인 것 같다. 촬영장에서 웃고 떠들고 재미있게 노는데, 사실 내 일상에서는 그렇게 웃을 일이 없다. 예능을 촬영하면서 웃고 그렇게 얻는 에너지가 상당히 크고 또 나를 더 젊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집사부일체’가 이제 100회가 다 되어 간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망가질 수도 있고 액션도 해볼수 있고. 사부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니까 다양한 분들을 만나는 점이 좋다. 어쨌든 사부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계속 있는 것이 아니니까 초반에는 시즌제로 가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일요 예능이 사랑을 받다 보면 그렇게 나누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지금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받은 연예대상이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나. 올해 연기대상의 결과도 예상해본다면.

▶그건 작년 회식 이후 다 잊었다.(웃음) 상이라는 건 받으면 감사하지만 금방 또 현실로 돌아와서 임하게 됐다. 연기대상은 안 주셨으면 좋겠다. 건방져 보일지도 모르지만 ‘배가본드’는 상에 연연하게 되는 작품은 아니다. 설사 상을 받는다 한들 갑자기 내 능력치나 평가가 격상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어릴 때는 상을 받을까, 못 받을까 생각한 적도 있는데 지금은 그렇진 않다.

-과거 연기대상, 가요대상, 연예대상 3관왕을 목표라고 한 적도 있는데.

▶ 그게 얼마나 오만했던 건지.(웃음) 바랄 걸 바라야지. (한 분야를) 올곧이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상을 노리는 건 반칙인 것 같다. 물론 나도 임하는 태도에 있어서 못지 않지만.

-쉼없이 작품을 이어가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워낙 새로운 것을 하는 걸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이 직업을 사랑한다. 계속 보여주고 싶고 내가 잘 하는 걸 증명하고 싶다. 뭔가 배워서 성장하고 싶기도 하고 여러 이유가 있다. 요즘에는 내려놓는 연습을 하려는 시기다. 요새는 아웃풋이 많다 보니 인풋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지쳐가는 이유는 내가 너무 잘 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걸 좀 내려놓고 싶기도 하다.

-실패의 경험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위기가 오기도 하나.

▶연예활동을 하다 보면 모든 연예인이 그 시기가 다 올 거다. 나도 루틴이 다르긴 하지만 데뷔하고 한 번, ‘1박2일’을 만나기 전에 한 번, 군대가기 전에 심하게 한 번 (위기가) 왔다. 그 다음이 요즘인 것 같다. 느낌이 조금 다르다. 지금은 마인드를 다르게하려고 한다. 한번 심적으로 위기가 오면 힘이 많이 든다. 외부에 알리기 보다 조용히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힘이 들고 체력적으로도 부친다.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럴 때 의지하는 사람은.

▶가족?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에게 많이 의지하게 된다. 제일 나를 현명하게 봐주는 분들인 것 같다.

-연애는 하나. 가까운 사람에게 의지하는 편이라면 연인에게 의지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질문 오랜만이다.(웃음) 연애는 늘 꿈꾸지만 마음처럼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다. 20대에는 하나에 꽂히면 열정적으로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아져서 그러지 못하는 느낌이 좀 있다.

-공개 연애는 다시 안 할까.

▶내가 원해서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요즘에는 또 연예인의 열애가 크게 화제되고 그런 편은 아닌 것 같다. 예전에 비하면. 좋은 사람이 있으면 만나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가정을 안 가질 건 아니어서 (연애) 생각은 한다. 주변의 많은 분들의 데이터를 종합해서(웃음) 결혼은 마흔 전에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이승기에게 어떤 시기인가.

▶요새 생각하는 것이 연예인 이승기와 남자 이승기 사람 이승기의 정체성을 잘 정립하는 것이다. 내 삶을 살아가야 하고 서른이 넘은 인간으로서 나의 가치관과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서 연예인쪽으로도 앞으로 뭘 할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닥치는 대로 도전하고 다 하는 게 아니고 내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해야 할 시기같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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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승기 /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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