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들’ 배우들이 증명한 ‘앙상블’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8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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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심원들’의 한 장면.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영화 ‘배심원들’의 한 장면.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이보다 절묘한 조합을 영화에서 만나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영화 ‘배심원들’(감독 홍승완·제작 반짝반짝영화사)에 출연한 배우들이 주연과 조연 할 것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 그 이상을 해내면서 작품 완성도를 한껏 높인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은 물론 짧게 등장하는 이들까지도 ‘빛나는’ 활약을 펼친다.

‘배심원들’은 2008년 국내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다. 나이도, 직업도, 성향도 다른 8명의 배심원이 뜨거운 관심 속에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해 재판부와 더불어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는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법’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인간미 넘치는 인물들을 통해 그리고 있다.

기획이나 소재 자체도 참신하지만 ‘배심원들’의 가치를 결정적으로 높이는 대목은 완벽한 앙상블을 보이는 배우들의 협업에서 나온다.

나직하게 소신을 지키는 재판장 문소리부터 8명의 배심원 가운데 유독 꿋꿋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청년창업가 박형식은 물론 배심원 역을 맡은 백수장, 김미경, 조현철, 김홍파, 서정연, 윤경호는 적재적소 활약으로 작품의 빈틈을 빼곡히 채운다.

영화 ‘배심원들’에서 살인 용의자 강두식을 연기한 서현우.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영화 ‘배심원들’에서 살인 용의자 강두식을 연기한 서현우.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영화에서 이들 배심원은 모친 살해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살인 용의자 강두식을 연기한 서현우 역시 돋보이는 활약으로 영화에 힘을 보탠다. 어릴 때 당한 화재 사고로 인해 자주 분노를 표출하고, 뇌출혈로 인한 후유증까지 겪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완성해냈다.

서현우가 촬영 현장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상대 배우들에게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박형식은 “강두식이 울부짓는 장면을 촬영할 때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에너지가 상당했다”며 “차마 박수를 칠 수는 없었지만 속으론 대단한 연기라고 엄지를 세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심원들’은 지극히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 상식에 기반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공감과 깊은 여운을 남긴다. 모친 살인 용의자 강두식을 둘러싸고 관객 역시 범죄의 유무죄를 추론하게 만드는 재미도 안긴다.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배심원들’은 북미와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9개국에 판매됐다. 배급사 CGV 아트하우스는 17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칸 필름마켓 첫날에만 9개국 판매 성과를 거뒀다”며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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