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주지훈 “공포영화도 못 보는데 좀비물…점수요? 5점 만점에 10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5일 06시 57분


연기자 주지훈의 대세 기운이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스크린에서 조성된 열기를 드라마 ‘킹덤’과 ‘아이템’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제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내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는 것”이라고 유연함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연기자 주지훈의 대세 기운이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스크린에서 조성된 열기를 드라마 ‘킹덤’과 ‘아이템’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제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내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는 것”이라고 유연함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서 열연한 대세 배우 주지훈

이제는 인기에 대처하는 방법 터득해
운동은 몸매보다 멘탈 강화에 더 도움
시즌2 대본보고 ‘깜놀’…기대하세요


“제 패션 센스의 비결이요? 건치죠.”

듣는 이를 피식 웃게 만드는 엉뚱한 언변은 연기자 주지훈의 트레이드마크다. 덕분에 그의 주변에서는 늘 웃음꽃이 핀다. 까다로운 질문에도 “오호라!” 하는 추임새로 단박에 분위기를 풀어주니 그 앞에서 웃지 않을 재간이 없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좀비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주인공인 세자 이창을 연기한 소감을 말하는 한마디에서도 특유의 장난기가 넘실댄다.

“난 공포영화를 못 본다. 너무 무섭거든. 그런 내가 ‘킹덤’의 주인공이라니. 결과는? 대만족이다. 10점을 주고 싶다. 아, 물론 5점 만점에 10점, 하하하!”

● “인기? 왔다 갔다가 또다시 오는 것”

주지훈은 대중이 인정하는 ‘대세’다. 지난해에만 영화 세 편을 찍었고,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킹덤’으로 주목받았다. 정작 그는 “스스로를 칭찬해봐야 보는 사람이 공감하지 못하면 혼자 떠드는 것밖에 안 된다”며 겸손해했다. “인기가 있다면 그저 감사하면 되는 일”이라고도 했다.

“2006년 데뷔작인 드라마 ‘궁’ 때는 인기가 버겁고 무서웠다. 경력이 쌓인 지금에서야 (인기에)대처하는 방법을 조금씩 알겠다. 인기는 분명 지나갈 거고, 또 언젠가는 다시 올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인기란 내게 희망적인 것이다. 내 일을 끝없이 계속하면 언젠가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이니까. ‘인기에 연연하지 말라’는 선배들의 말이 이제는 조금씩 피부로 와닿는다.”

주변의 반응에 덤덤한듯 보이지만, 그는 여전히 사소한 반응 하나에도 남몰래 머리를 싸맨다. “멘탈(정신)이 쉽게 강해지진 않는다”는 주지훈은 “마음의 A/S(사후 관리)”에 신경 쓰며 마음을 다잡으려 애쓴다.

“작품이 끝나면 갈무리를 잘하려고 노력한다. 스스로에게 시간을 쏟고 나를 위한 물질적 투자도 많이 하는 식이다. 운동도 열심히 한다. 물론 배에 ‘왕(王)자’ 근육도 없고 체지방률도 높다. 모델 활동할 때와 비교하면 20kg 더 살이 쪘다.(웃음) 몸매를 위해서가 아니라 취미처럼 운동을 하지만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혼란스럽고 불안한 세자의 내면을 완벽하게 소화한 주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혼란스럽고 불안한 세자의 내면을 완벽하게 소화한 주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 “‘킹덤’, 잘 맞는 동행과 함께한 여행”

2019년을 활짝 연 ‘킹덤’은 주지훈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준다. ‘한국 넷플릭스 1호 배우’란 타이틀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킹덤’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에는 “사극에 좀비가?”라며 눈을 의심했다.

“말이 되나 싶었던 게 영상을 눈으로 보니 되더라.(웃음) ‘킹덤’을 만든 김성훈 감독이나 김은희 작가를 보면 놀랍기만 하다. 김 작가는 어려운 이야기를 연기자와 시청자 모두 금방 이해하게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 신기하다. 김 감독은 참 편안한 분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 불만이 생기는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덕분에 지난달 25일 190여개 국 시청자에게 공개한 ‘킹덤’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20년 선보일 시즌2의 촬영을 앞두고 있는 주지훈에게 ‘킹덤’은 “‘잘 맞는 사람들’과 함께한 즐거운 여행이다”고 말했다.

“마음 안 맞는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 아무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좋은 음식을 먹어도 고역이지 않나. 반대로 고된 길이라도 잘 맞는 사람들과 다니면 하나도 안 힘들고 즐겁다. ‘킹덤’도 마찬가지였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정말 즐거웠다. 시즌2는 어떠냐고? 이거 하나는 말할 수 있다.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류승룡 선배와 함께 대본을 읽으면서 ‘엉? 정말?’이라며 소리쳤다, 하하하.”

● “‘궁’ 때와 달라진 것, 사고의 유연함”

주지훈은 데뷔작 ‘궁’을 떠올릴 때마다 “운 좋게, 우연히 하게 된 작품”이라고 강조한다. 열 번 나간 연기학원에서 배운 연기로 드라마를 찍는 게 무서워 3주 동안 “못 하겠다”고 숨기도 했던 그다. 한동안 ‘궁’ 속 자신을 보지 못했다는 그는 “이젠 그때를 인정하게 됐다”며 웃었다.

“당시 나는 참 촌스럽고 연기도 못했다. ‘궁’의 나를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현장에 홀로 뚝 떨어져 욕먹으며 연기한 게 안쓰럽기도 하고, 잔주름 하나 없어 귀엽게 보이기도 한다. 준비 없이 하니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영화와 드라마를 찾아봤다. 다행히 그 이후로 좋은 작품이 계속 찾아왔다. 축복처럼 좋은 사람들이 ‘쏟아져 내렸다’. 참 행운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주지훈은 이제 ‘유연함’을 스스로 꼽는 유일한 장점이라고 말할 줄 알게 됐다. 감독과 연기자 선배들을 어려워하지 않고 “배울 점이 있다면 그냥 달려드는” 유연한 사고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2019년에도 계속 ‘질주’한다. “차기작을 여러 편 보고 있다”는 주지훈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며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배우가 될 것을 약속했다.

연기자 주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연기자 주지훈. 사진제공|넷플릭스

● 주지훈

▲ 1982년 5월16일생
▲ 2002년 ‘논스톱3’ 단역 데뷔
▲ 2006년 MBC ‘궁’ 주연, MBC 연기대상 신인상
▲ 2009년 제4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인기상(‘키친’)
▲ 영화 ‘결혼전야’ ‘간신’,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 등
▲ 2015년 SBS ‘가면’ 주연, SBS 연기대상 남자 우수연기상
▲ 2017년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1000만 흥행
▲ 2018년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공작’ ‘암수살인’ 주연
▲ 2019년 MBC ‘아이템’ 주연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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