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주연작 ‘스윙키즈’ 개봉 앞둔 도경수
“엑소 춤과는 또 다른 탭댄스 매력 삭발? 회사가 반대해도 난 연기 최근 어머니 팬들 늘어난 게 실감 만약 데뷔 안 했다면 요리했겠죠”
짙은 갈색 뿔테 안경을 쓰고 검은색 패딩 차림으로 나타난 도경수(25)는 건강하고 밝은 기운이 감도는 20대 청춘의 얼굴, 그 자체였다. 세계를 무대 삼은 그룹 엑소의 멤버이자 영화 주연을 거뜬히 해내는 배우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잠시 떼어낸다고 해도 흔들림 없는 ‘인간 도경수’의 삶이 확실히 존재하는 듯한 느낌도 풍겼다.
아닌 게 아니라 도경수는 한껏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낼 때 신중하다 못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한 탓에 대화 자체가 ‘지루하게’ 흐른 몇 년 전 모습과도 사뭇 다르다. ‘여유 있다’는 말에 그도 맞장구 쳤다. “그렇죠? 만약 영화나 드라마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도 엑소 데뷔 초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다. 연기하고, 가수로도 많은 사람과 만나 대화하면서 자신을 돌아본 덕인 것 같다.” ● 데뷔 4년째…겨울 대작 주연 성장
도경수와의 만남은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제작 안나푸르나필름)의 19일 개봉을 앞두고 이뤄졌다. 2014년 영화 ‘카트’로 연기를 시작해 4년간 착실하게 실력을 쌓은 그가 처음으로 겨울 성수기에 내놓는 주연작이다.
배경은 1951년 한국전쟁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 북한군 포로 로기수(도경수)를 중심으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우여곡절 끝에 탭댄스단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전쟁 속에서도 꿈과 도전을 잇는 청춘, 그럼에도 시대적 비극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의 삶을 웃음과 눈물로 완성한다. “고민 없이 결정했다. 이상과 현실이 너무 다른 다섯 명이 춤을 향해 어마어마한 열정을 드러낸다. 청춘의 열정이 정말 좋았다. 꼭, 하고 싶었다.”
영화 ‘스윙키즈’에서의 도경수(오른쪽). 사진제공｜NEW
관객의 평가가 남아 있지만 일단 도경수는 작품에 후한 점수를 준다. “내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가 있고 연기도 마음껏 했다. 남자다움, 호기로움 그리고 장난스러운 모습을 연기로 처음 내보일 수도 있었다. 엄청 끌린 작품이고, 결과도 만족한다.”
촬영을 마친 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도경수는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발을 구르면서 탭탠스를 춘다. 5개월간 맹훈을 거쳤고 촬영 내내 탭탠스를 추면서 생긴 습관이 좀처럼 떠나가지 않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발을 구르다보니 엑소 멤버들이 ‘그만 좀 하라’고 말릴 정도지만 금세 탭댄스 예찬론을 편다. “엑소의 춤과 탭댄스는 정말 다르다. 탭댄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 같다. 음악 없이 오직 발로 나만의 박자와 리듬을 만드는 게 매력적이다. 아! 유산소 운동도 된다. 살도 엄청 빠진다.”
● “지금 나를 미치게 하는 것? 요리!”
그룹 엑소로서도 대단한 성과를 내지만 도경수는 연기자로서도 최적화한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4년간 다양한 역할에 도전,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도 맞닥뜨렸지만 한 번도 관객이나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최근에는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까지 성공으로 이끌었다. “드라마를 하고나니 순간 암기력이 급상승”했고, “어머니 팬들이 늘어난 걸 실감한다”며 반기지만 시작할 때부터 연기가 수월하지는 않았다. “처음에 현장에서 선배들의 눈도 못 쳐다봤다. 긴장해서. 특히 염정아 선배님(데뷔작 ‘카트’ 속 엄마 역)은 눈 마주치기가 정말 어려웠다. 내가 어리기도 했고.(웃음) 지금은 상대의 눈을 보며 교감할 수 있어 연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도경수는 여전히 해본 일보다 해보지 않은 일이 더 많은 20대 중반의 청년이다. 모든 연기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건 아니라고 해도, 도경수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실제 그 인물인 듯한 모습으로 대중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간접경험을 많이 한다. 영화를 좋아해서 배우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살피기도 하고. 요즘은 미드 ‘덱스터’에 빠져 있다. 제니퍼 카펜터의 연기는 정말이지…, 와우!”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도경수는 자신이 맡을 역할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스윙키즈’에서 감행한 삭발도 문제될 건 없었다. 그에게 할리우드 ‘고무줄 몸무게’로 유명한 크리스천 베일처럼 할 수 있냐고 되물었더니,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어떤 작품을 하든 그 캐릭터로 보여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멜로, 느와르, 휴먼까지 다 하고 싶다. 지금 나이에 도전할 캐릭터라면 마다지 않겠다. 회사에서 반대한다면? 그래도 하겠다.”
카메라 밖에선 다른 분야에 “미쳐 있다”고도 했다. 요리다. “장난이 아니라 데뷔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요리를 하고 있을 거다. 자격증도 따고 싶다. 요리 프로그램은 거의 다 챙겨본다. 단련하다보니 주변 사람들도 맛있게 먹는다.”
에너지가 넘치는 도경수는 얼마 전 다녀온 가수 거미의 콘서트 이야기를 꺼냈다. “온라인에서 티켓을 예매해서 다녀왔다. 관객 입장으로 공연장에 간 건 처음인데 누군가 날 위해 노래해주는 게 좋았다. 나도 노래를 부르지 못할 그날까지, 노래하고 싶다.”
● 도경수
▲ 1993년 1월12일생 ▲ 2012년 1월 그룹 엑소 데뷔 ▲ 2013년 8월 엑소 ‘으르렁’ 발표 ▲ 2014년 영화 ‘카트’로 연기 시작 ▲ 2016년 영화 ‘순정’ ‘형’ 주연 ▲ 2017년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형’) ‘신과함께’ 1·2편 ▲ 2018년 tvN ‘백일의 낭군님’ ▲ 2019년 1월 애니메이션 ‘언더독’ 개봉, 2월 엑소 콘서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