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내가 반여성주의? 외국 나가면 페미니스트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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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7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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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PD수첩’ 캡처
사진= MBC ‘PD수첩’ 캡처
영화감독 김기덕(58)이 6일 MBC ‘PD수첩’의 여배우 성폭행 의혹 폭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방송에서 김기덕 감독과 작품을 했거나 작품을 하려고 했다는 여배우들은 김 감독의 성희롱 발언은 일상이었으며, 여배우들을 상대로 성추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촬영 내내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배우 C 씨는 자신뿐만 아니라 단역 여배우들도 끊임없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김 감독이 촬영장에서 ‘나 쟤랑 잤어’, ‘내가 너무 여자를 굶어서 오늘은 촬영이 힘드네’ 등 여성을 성적인 도구로 여기는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영화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적인 묘사로 ‘반여성주의 감독’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바 있다.

이날 ‘PD수첩’도 이 점을 지적하며 김 감독의 과거 발언을 함께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12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반여성주의 감독’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외국에 나가면 오히려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김 감독은 이 같은 국내외의 시선 차이에 대해 “피해의식으로 영화 속 어떤 사건으로만 내 영화를 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실제 자세히 들어가 보면 아마 한국영화 중에 여성을 가장 섬세하게 그리는 감독이 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이어 “나는 남자와 여자를 나눠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총체적 시각으로 한다”며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남녀에 대해 밀도가 가깝게 들어가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02년 ‘부산영화제’에서도 “내가 ‘반여성적’이라는 말은 모순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에게 여성이란 해와 달, 낮과 밤 같은 존재다. 다시 한 번 (내 영화를) 열람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내 영화를 보고 자위행위를 할 사람이 있겠나? 그렇다면 아마 (그 사람은) 인간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누구보다도 수평주의자다. 수직사회보다는 수평사회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며 “나는 조금의 민족주의자에 조금의 수평주의자”라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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