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인터뷰③] “회사이적? 난 지금 하는 일이 좋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1일 06시 57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PD 김태호. 사진제공|MBC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PD 김태호. 사진제공|MBC
■ MBC ‘무한도전’ PD 김 태 호

MBC ‘무한도전’ 연출자 김태호 PD는 9월 말 가족과 함께 휴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프로그램은 이제 막 500회를 지나칠 즈음이었지만 일상적인 휴가였다. 매주 화제를 몰고 다니는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의 연출자로서 피곤함은 묻어나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고민을 안고 돌아온 듯했다. 끊임없는 고민과 선택이야말로 그가 프로그램을 이끌고 가는 힘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는 결국 “프로그램의 상당한 지분을 지닌 시청자”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 ‘무한도전’의 기본 컨셉트는 변할 수 없다. 프로그램 안에서 여러 시도를 하는 건 PD 경력으로서 장점도 있겠다. 하지만 스스로 지쳐갈 수도 있지 않을까?

“초창기엔 ‘너 참 안 됐다. 너도 회사에 얘기해서 다른 것도 좀 해’ 혹은 ‘몇 년 동안 한 프로그램을 하는 PD가 얼마나 있겠니’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었다. 결국 프로그램의 전체 컨셉트 안에서 ‘무한도전’ 밖에서 할 수 있는 걸 ‘무한도전’ 안에서 했고 좋은 결과도 나왔다. 모든 도전을 했지만 결국은 ‘무한도전’ 하나 한 거다. 이제 어디에 새로운 점을 찍을까, 2년째 고민하고 있다.”

- 회사 이적의 유혹을 받은 적도 있다. 왜 거절했나?

“이 프로그램이 내겐 가장 재밌다. 돈 때문에 인생길 돌리는 것이 어떨까에 대한 답을 못 구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가 중요하다. 어쩌면 새 프로그램을 하는 게 능력을 인정받을 수도 있는 길이다. 하지만 5년 정도 하면서 뭔가를 유지한다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느꼈다. 그래서 공부도 하고, 고민도 한다. 그게 재미있다.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해서 망해도 크게 지장은 없다. 그게 우리의 일상이니까. 결국 프로그램의 대주주는 시청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주역들. 동아닷컴DB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주역들. 동아닷컴DB

- ‘무한도전’ 연출자의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내가 다 하겠다며 나서는 후배가 없다. 사실 나도 불안하다. 이 프로그램과 내가 하나인 것처럼 보이는 것 자체가.”

- PD라는 직업을 왜 선택했나?

“TV가 너무 좋았다. 어릴 때부터 TV를 보며 다음주 내용을 빨리 알고 싶은데 왜 숨겨놓고 안 보여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방송국에 가면 볼 수 있을까? 신문방송학과 다니면서 방송일 하고 싶었는데 운 좋게 입사시험에 붙었다. 대학 시절 TV를 보는데 부모님께서 그만 보고 공부하라고 했을 때 가장 통쾌했다. 내 전공이 TV 보는 것이니까. 고등학교 땐 아침드라마를 보느라 지각도 잦았다.”

엔터테인먼트부장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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