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0대 소녀가 ‘성폭행 피해자’가 아닌 ‘자발적 성매매자’로 오인된 이유와 문제를 짚어본다.
이날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2014년 6월6일 사라졌던 13세 소녀 은비(가명)의 사연을 전한다.
사건 당일 아침 은비 어머니는 은비가 없어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은 침입·저항의 흔적이 없던 은비의 방에서 별다른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은비 어머니는 새벽에 걸려온 “화났냐”는 딸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은비는 “이상한 아저씨가 여길 데려다줬어. 아저씨가 집에 데려다준다고 했어. 그런데 무서워서 화장실에 간다고 거짓말했어”라고 말하며 횡설수설했다.
딸의 목소리와 수화기 너머 들린 차문 닫히는 소리에 은비 어머니는 납치를 확신하고, 위치추적과 동시에 은비가 가지고 있던 휴대 전화의 통화내역을 뽑아 최근 통화자가 누구인지 확인했다.
통화자들은 모두 은비를 ‘잠깐’ 만나고 헤어졌다고 했다. 또 돈을 요구하거나 은비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납치된 줄로만 알았던 은비는 다른 사람들과는 통화하면서 엄마 전화는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엄마 전화를 안 받은 것인지, 못 받은 것인지 알 길이 없는 채로 6일이 흘렀다.
은비 어머니는 “애를 끌고 다니면서 앵벌이를 (시키나.) 별 생각을 다 했죠. 무서운 애들이 날라리들이 딸을 끌고 다니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었죠. 별 생각이 다 들었죠”라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수유와 잠실, 천안, 전주, 의정부 등 전국을 돌며 끈질긴 위치추적 끝에 인천에서 은비를 발견했다. 경찰은 은비가 마치 약에 취한 것처럼 어머니를 알아보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눈이 풀린 은비는 거지꼴에 악취가 심했고 정신도 오락가락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6일 동안 집을 비웠던 은비가 어떤 일을 당했는지 재구성한다. 또 은비를 환청과 환시에 시달리게 하고 자해까지 시도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한다.
당시 은비의 엄마는 딸 휴대폰으로 통화한 남성 6명을 성폭행 가해자로 고소했지만 법원은 은비가 피해자가 아니라 ‘성매수 대상아동’이라고 판결했다.
성매수자의 상대방이 되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아동청소년’이라고 한다. 13세가 그 기준이다. 강압성이나 폭력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13세 소녀와 성관계를 한 남성을 성폭행 가해자로 처벌하지 못한다. 이 아이들을 온전한 피해자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 사회적 인식이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6일간 실종됐던 은비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대상아동청소년 규정의 맹점과 해결책은 무엇인지 모색해 본다. 11일 밤 11시 10분에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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