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오직 연기력 하나로 평가 받고 싶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1일 08시 00분


신예 지수는 “연기로 먼저 평가받고 싶어” 의도적으로 나이를 숨겼다. 그 결정이 맞았음을 첫 장편영화 데뷔작 ‘글로리데이’와 드라마 ‘페이지터너’, ‘보보경심:려’의 연이은 출연으로 증명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예 지수는 “연기로 먼저 평가받고 싶어” 의도적으로 나이를 숨겼다. 그 결정이 맞았음을 첫 장편영화 데뷔작 ‘글로리데이’와 드라마 ‘페이지터너’, ‘보보경심:려’의 연이은 출연으로 증명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신인연기자 지수 나이를 숨긴 이유?

고교 때부터 극단서 연기 활동
입시 아닌 현장부터 경험 천운

글로리데이 이어 드라마 도전
캐릭터마다 변신하는 연기할것


23살의 연기자 지수가 지닌 이미지는 ‘청춘’이다.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가 앞다퉈 지수를 선택하며 성장하고 방황하는 청춘의 표상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청춘의 싱그러운 에너지, 어딘지 조금 불안할 것 같은 그 이미지는 지수의 분위기와도 맞아 떨어진다.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제작 보리픽쳐스)가 지수에게 주인공을 맡긴 이유도 비슷하다. 세상에 힘없이 휘둘리는 스무 살 주인공 용비는 지수를 통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물론 연기력을 따진다면 아직은 부족하다. 그렇지만 영글지 않은 그 모습이 오히려 지수의 ‘다음’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지수의 이름을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정보가 극히 제한돼 있다. 자신을 알리려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신인연기자가 대부분이지만 지수는 반대의 길을 택했다. 하다못해 생년월일까지 감춘다.

“몇 년생인지 숨기려는 의도는 순전히 내 생각이었다. 나이보다 연기로 먼저 평가받고 싶었다. 내 연기를 보고 실제 나이를 유추하기 어렵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또래와 명확히 구분되는 지수의 ‘남다른’ 구석은 더 있다. 웃음에 인색하다. “인터뷰는 진중한 자리인 만큼 충실하고 싶다”는 그는 어떤 틈도 주지 않고 오직 연기와 영화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저음의 음색은 이런 지수의 성향과도 꽤 어울렸다.

지수가 연기를 시작한 과정 역시 남들과 조금 달랐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만난 연기 지도 선생님을 따라 고교 3년간 ‘다락방’이라는 극단에서 활동한 그가 고등학생 때 무대에 올린 연극만 네 편이다.

“호기심이 많지만 뭐든 오래 하지 못해 쉽게 질리는 성격이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질리지 않은 게 연기였다. 하면 할수록 간절했다. 주위 친구들이 입시 위주로 연기를 배울 때 나는 현장부터 경험했다. 어쩌면 천운인지도 모르겠다.”

영화 ‘글로리데이’의 지수. 사진제공|보리픽쳐스
영화 ‘글로리데이’의 지수. 사진제공|보리픽쳐스

지수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글로리데이’는 친구의 입대 전날 밤 포항을 찾은 네 청춘의 이야기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 이들은 소위 어른들의 ‘힘’과 ‘논리’에 휘둘리다 끝내 비극적인 결말에 이른다.

영화와 달리 실제로 촬영을 함께 한 지수와 류준열, 김희찬 그리고 엑소의 수호 등 주인공 4명은 누구보다 서로를 믿고 챙기는 사이다. 영화에 함께 캐스팅되기 전부터 알고 지내왔고, 촬영을 함께하며 더욱 견고한 우정을 쌓았다.

‘글로리데이’를 넘어 드라마에서도 지수가 그려내는 청춘은 계속된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3부작 특집드라마 ‘페이지터너’에서 성장하는 청춘을 연기한 그는 촬영 중인 또 다른 드라마 ‘보보심경:려’를 통해서도 비슷한 도전을 잇는다. 쉼 없이 이어지는 작품 활동은 그의 잠재력을 발견한 제작진의 제안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말이 어쩌면 진부하게 들릴지 몰라도, 어떤 역할을 맡아도 그 인물로 보이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연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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