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스토리·섬세한 연출…안방에 강한 울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8일 08시 00분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시그널’은 주인공의 열연, 탄탄한 대본과 짜임새 있는 연출로 추리물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제공|tvN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시그널’은 주인공의 열연, 탄탄한 대본과 짜임새 있는 연출로 추리물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제공|tvN
■ tvN ‘시그널’의 성공 비결은?

김은희-김윤희 작가 시나리오 의기투합
디테일의 대가 김원석 PD의 연출력 진가
장르드라마 한계 딛고 시청률 11.7% 넘겨


한계와 편견을 뛰어넘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시그널’이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월22일 5%로 시작한 드라마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추리물이란 특성 때문에 ‘마니아 드라마’로 치부되던 장르물의 편견을 깼고, 김혜수와 조진웅 등 주연배우들의 호연, 탄탄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력 등이 한데 어우러져 호평이 잇따랐다. 덕분에 5일 방송한 14회에서 자체최고시청률인 11.7%(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 장르드라마, ‘한계’는 없다

지난해 방송한 문근영 주연의 SBS 수목드라마 ‘마을’의 평균 시청률은 5%대. 추리·수사의 장르드라마라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시그널’은 10%를 넘기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SBS에서 편성을 논의하다 “멜로라인이 없어서” 또는 “재미없어서” 무산되기도 했지만, 이를 딛고 ‘보란 듯이’ 장르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섰다.

드라마는 현재와 과거의 형사가 무전기로 교신하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 1989년부터 2000년까지를 ‘과거’, 그 이후부터를 ‘현재’로 나눠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한다. 과거와 현재를 정신없이 오가는 탓에 시청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지만,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엮어 1분 1초도 한눈 팔 겨를을 주지 않았다.

여기에, 가진 자들의 ‘갑질’, 피해자들의 원한과 울분 등을 적절하게 섞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범죄, 수사물에 판타지를 덧입혀 짜릿한 쾌감까지 선사했다.

진짜 일어난 일일까?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이야기는 ‘시그널’의 흥행을 결정지은 중요한 요소가 됐다. 1회에서 공개된 ‘김유정 어린이 유괴사건’은 1997년 사회적으로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박초롱초롱빛나리 사건’에서 따왔다. 뿐만 아니라 화성 연쇄살인사건, 성수대교 붕괴, 대도 조세형, ‘엽기토끼 신발장’ 사건으로 알려진 서울 신정동 살인사건,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등을 소재로 활용했다.

‘사인’ ‘유령’ 등 장르 드라마를 주로 써왔던 김은희 작가와 프로파일러 출신인 김윤희 작가가 자문 및 보조작가로 의기투합해 스토리에 ‘사실감’을 불어넣었다. 극중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은 실제로 김윤희 작가가 프로파일러로 재직할 당시 맡았던 신정동 살인사건에서 이야기를 가져왔다.

이렇듯 탄탄한 대본, ‘디테일의 대가’로 유명한 김원석 PD의 섬세한 연출력, 김혜수와 조진웅의 호흡이 앙상블을 이뤘다. 김혜수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1인2역을 능수능란하게 펼쳐냈고, 조진웅 역시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의 형사’ 이재한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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