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옥죄는 또 하나의 질환, 불안장애·공황장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3일 07시 05분


방송인 정형돈. 동아닷컴DB
방송인 정형돈. 동아닷컴DB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연예인 직업병’
3∼4년전부터 증세…최근 악화로 결단

방송인 정형돈(사진)이 불안장애로 방송 활동을 당분간 전면 중단한다. 늘 대중에게 웃음을 안겨주던 그였기에 이번 소식은 충격적이다. 그에 앞서 이경규 김구라 양현석 차태현 류승수 김하늘 등 많은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고백한 바 있어 ‘연예인의 직업병’이란 안타까운 이야기가 나온다.

불안장애는 비정상적 혹은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 질환을 통칭한다. 두통, 호흡곤란, 위장관계 이상증상 등 정신적 고통과 신체적 증상을 초래한다. 공황장애, 특정 공포증, 강박장애 등이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어느 직업, 어떤 직무이건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연예인의 ‘직업적 특수성’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불안장애를 겪게 되는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연예인은 대중에 즐거움을 주는 직업이다. 이를 위해 특정한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시키고, 실제 자신과 다른 여러 인격을 연기하다보면 정체성도 흔들려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당 연예인들은 고백한다. 또 신기루 같은 인기를 좇아야 하는 것도 특별한 스트레스다.

이경규는 2012년 1월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 공황장애를 처음 고백하며 “사랑과 배려라는 캐릭터를 들고 나오면서 이중적 생활이 시작되니 정신적 갈등을 겪었다. 또 연예인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데서 오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다”고 말했다. 정형돈 역시 2012년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불안장애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서 “실력 없이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내 밑천이 드러날까 걱정이 됐다. 내 능력 밖의 복을 탐하다 잘못될 것 같았다”고 했다.

한편 수년째 불안장애를 앓아온 정형돈은 12일 MBC ‘무한도전’ 녹화장을 찾아 자신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고 출연중단을 협의했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12일 “3∼4년 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한도전’ 외에도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 출연도 중단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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