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60세 때도 지금같은 몸으로 춤추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7일 06시 55분


20년 동안 작곡한 노래가 508곡이다. 그 중 42곡이 각종 순위 1위에 올랐다. 노골적인 가사와 긴 팔 다리로 추는 파격적인 춤만으로 박진영을 설명할 순 없다.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은 그는 “올바르게 일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20년 동안 작곡한 노래가 508곡이다. 그 중 42곡이 각종 순위 1위에 올랐다. 노골적인 가사와 긴 팔 다리로 추는 파격적인 춤만으로 박진영을 설명할 순 없다. 올해로 데뷔 20년을 맞은 그는 “올바르게 일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 past
빌보드 톱10 음반 작곡가서 밑바닥까지
롤러코스터 같았던 미국진출의 기억들

■ present
JYP 위기? 1등 아니어서 부담도 없어

■ future
작곡가 키우는 JYP퍼블리싱과 레이블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을 위한 첫 출발


‘비닐바지, 딴따라, 원더걸스, 미국 그리고 JYP….’

인터넷 검색창에 ‘박진영’을 써넣거나 머릿속에 ‘가수 박진영’을 떠올리면 연관되는 단어들이다. 1994년 속옷이 훤히 비치는 비닐바지를 입고 ‘날 떠나지마’를 불렀던 그가 벌써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이제는 애칭이 되었지만, 그는 당시 고릴라를 연상케 하는 외모로 소녀팬들을 기겁하게 만들었고 노골적인 가사와 흥에 겨운 멜로디, 또 긴 다리와 팔을 이용한 파격적인 춤은 꽤나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사실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하고, 20년간 작곡한 총 508곡 가운데 42곡을 1위에 올린 사실을 정확히 꿰고 있는 그가 주위에서 데뷔 20주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것”이라는 말엔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삶이 지루해질 때쯤 한 번씩 나타나 다양한 재미를 안겨줬기에 “그래도 박진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돌이켜보면 짧지 않은 세월 롤러코스터처럼 파란만장했던 그는 “올바르게 일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허심탄회하게” “딴따라로 살면서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 그였기에 그와 연관된 단어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미국 진출’

박진영은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국내의 인기를 뒤로하고 2003년 말 회사의 반대를 무릅쓰며 돈 한 푼 없이 미국으로 떠났다. 한 지인의 차고에 녹음실을 만들고, 미국 유명 음반기획사에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 온갖 고생을 사서했다. 그 결과 2004년 메이스, 2005년 윌 스미스 음반에 곡을 넣었다.

아시아 작곡가가 빌보드 톱10 음반에 곡을 수록하자 미국에서도 박진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하지만 2008년 ‘리먼 사태’로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당시 그는 현지 4대 음반사들과 손잡고 임정희, 지소울 등 소속 가수들의 데뷔만 남겨둔 상태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절망이라는 것을 맛봤고, 하늘을 향해 내가 뭘 잘못했느냐”며 울부짖었다. 4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추락”했다. 숱한 고민 끝에 그는 “기회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남들보다)못 나갈 때 할 수 있는 실험을 다해보자”라고 생각했다.

■ ‘JYP 위기’

그가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는 SM·YG와 함께 3대 연예기획사로 꼽힌다. 하지만 타 기획사에 비해 JYP에는 2PM, 미쓰에이 외에 이렇다할 눈에 띄는 가수가 없다. 원더걸스는 이미 선예 결혼, 소희 탈퇴 등으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는 그래도 “1등이 아니어서 부담이 없다”고 했다. 그는 “SM과 YG에 비해 우리 회사는 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음반사처럼 될 수 있을까’, ‘회사가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길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해답’은 JYP퍼블리싱과 레이블(산하 음반사)이였다. 현재 퍼블리싱 회사에서 원더걸스 선예를 포함해 30명의 작곡가를 키우고 있다. 그들의 곡을 SM이나 YG에 판다고 했다.

■ 다시 ‘JYP’


세간의 소문도, 어려움도 많았던 그는 최근 세상을 떠난 신해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해철과 1990년대에 함께 활동했던 그는 그러나 “고인과는 아쉽게도 인연이 없다”고 했다. 당시 자신의 무대가 끝나면 “나태해지기 싫어” 곧장 집으로 돌아와 연습만 해 친한 동료가 없었다. 그렇게 자기관리가 철저한 그는 60세가 되어서도 “지금과 같은 몸 상태로 춤과 노래를 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박진영”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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