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철통같은 인증샷 단속…‘아차, CCTV!’ 부랴부랴 차단 해프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31일 06시 40분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영화 ‘어벤져스2’ 촬영 현장 마포대교를 가다

촬영장 구경 인파에 벚꽃 상춘객까지 몰려 혼잡
휴대폰 들이대는 시민들과 막는 제작진 실랑이도
교통 통제 큰 불평 없어…순조롭게 촬영 마무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이 첫 서울 촬영에 나선 30일 오후. 그 현장인 서울 마포대교 주변은 제작진의 철통 같은 보안 아래 긴장감이 흘렀다. 인근은 오후들어 다소 혼잡했지만 제작진은 이날 오후 5시30분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촬영은 오전 6시부터 마포대교 양 방향 1.6km 구간을 전면 통제한 가운데 시작됐다.

● 긴장감 속 예상보다 한산…오후 다소 혼잡

이날 오전 9시와 11시께 각각 택시를 타고 돌아본 서강대교-강변북로-원효대교-여의도 구간은 당초의 우려와 예상보다는 한산했다. 자동신호체계가 차량 흐름을 통제하고 있었다. 택시기사 신모 씨는 “대대적인 홍보로 사람들이 다른 경로를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오 즈음부터 사정은 달라져 2시께 절정의 혼잡을 이뤘다. 벚꽃 구경에 나선 시민들과 순복음교회 신도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이었다. 경찰관들은 “오후가 되면서 차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수동으로 신호를 정비했다.

이날 마포대교를 지나는 모든 노선버스도 통제돼 서강대교나 원효대교로 우회해야 했다. 때문에 마포대교 남단 63빌딩↔서강대교 구간은 가장 혼잡했다. 한 버스기사는 “평소 일요일보다 3∼4배가량 막힌다”고 밝혔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부근의 한 20대 노점상은 “지난주보다 2배 정도 길이 막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시민들, 호기심 속 불편 감수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어벤져스2’ 촬영으로 인한 교통 통제에 큰 불평은 드러내지 않았다. 한 노선버스 회사 관계자는 “(통제에 관한)문의전화는 많았지만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은 적었다”고 밝혔다. 순복음교회 관계자들도 2주 전부터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신도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촬영 광경을 지켜보려 곳곳에 무리를 지은 시민들은 호기심 속에 휴대폰 카메라를 비추기도 했다. 하지만 촬영 장면 노출을 꺼리는 스태프에 제지당하면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습도 심심찮았다.

영화 촬영 카메라가 여의도 방면과 마포 방향을 향할 때마다 시민들의 통행은 다소 제한됐다. 마포대교 남·북단의 횡단보도가 통제됐기 때문이다. 또 여의도공원 주변에선 시민들이 몰리면서 횡단보도까지 자동차로 점령당하기도 했다.

한 70대 남성은 “영화 촬영 때문이니 어쩔 도리가 없지 않느냐”면서 “영화의 흥행으로 서울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영화가 잘 됐을 때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 헐크…, CCTV…, “좋은 작품으로 보답” 약속

‘어벤져스2’ 제작진은 시민들의 현장 사진 촬영을 철저히 막았지만 마포대교 북단 CCTV가 작동하면서 촬영현장 풍경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관련 사이트에서 확인한 일부 누리꾼의 자발적인 ‘신고’로 서울시 등은 CCTV가 다른 방향을 비추도록 조치했다. 또 영화 속 주요 캐릭터인 ‘헐크’의 연기자 마크 러팔로가 현장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역배우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에는 마포대교 남단에서 3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돼 제작진과 시민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에서 숨진 지 1개월 이상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마포대교 주변에선 긴장감과 호기심, 한산함과 혼잡함이 교차했지만 ‘어벤져스2’ 제작진은 시민들의 차분한 협조 속에 촬영을 마무리했다. ‘어벤져스2’의 조스 웨던 감독은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며 서울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편 제작진은 4월 초순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 서울시, 서울영상위원회 등의 지원 아래 서울과 경기도에서 관련 촬영을 이어간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