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데뷔 24년째…예쁘다는 말은 질리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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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7시 00분


여덟 살에 데뷔해 연기자로 살아온 지 24년째가 된 김민정. 30대에 접어든 뒤에는 “편안하게 더 많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여덟 살에 데뷔해 연기자로 살아온 지 24년째가 된 김민정. 30대에 접어든 뒤에는 “편안하게 더 많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영화 ‘밤의 여왕’서 놀아본 아내 역 김민정

춤도 대역 없이 소화 저절로 다이어트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 예쁘다는 칭찬

전형적이지 않은 이야기·인물 매력적
이제 30대…꽤 괜찮은 인생 2막 기대


배우 김민정(31)은 “이젠 더 하고 싶다”고 했다. 벌써 24년째 하고 있는 ‘연기’를 앞으론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얘기였다. “쉬운 길을 일부러 피하면서 어려운 작품만 골라온 것 같다”는 그는 “심지어 친구들과 등산을 가도 나 혼자 가파르고 힘겨운 길을 걷는다”며 자신의 ‘성향’을 드러냈다.

김민정이 영화 ‘밤의 여왕’(감독 김제영)을 택한 것도 이런 성격의 영향이다. ‘밤의 여왕’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20∼30대 여배우가 가장 선택하기 쉬운 이 장르를 일부러 마다했던 김민정은 ‘밤의 여왕’을 기점으로 “앞으론 달라진다”고 선언하는 듯 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일부러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소위 ‘필’이 오는 영화가 없었을 뿐이지. 이번엔 달랐다. 전형적이지 않은 이야기와 인물이 매력적이었다.”

‘밤의 여왕’은 겉으론 현모양처처럼 보이는 아내와, 그녀의 숨겨진 과거를 파헤치려는 남편이 벌이는 이야기다. 극중 김민정은 결혼 전 ‘놀아본 여자’ 희주를 연기했다. 그 과정에서 김민정은 연기자로서는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고난도 춤 실력을 드러낸다. “춤은 좀 출 줄 안다”고 내심 자신했던 김민정이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자신이 소화해야할 춤 연기를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감독님이 처음엔 춤은 중요하지 않다고 나를 설득시켰다. 나중엔 춤이 희주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하니…. 하하! 그래도 춤은 전부 대역 없이 직접 해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다이어트도 됐다.”

‘밤의 여왕’ 개봉을 앞두고 찾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개봉 직후 소화하고 있는 무대인사에서도 김민정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예쁘다”는 칭찬이다. 여배우라면 흔히 듣는 말이겠지만 김민정은 이런 칭찬은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며칠 전 죽염으로 눈을 닦는다는 말을 라디오에서 했더니 여기저기서 그 방법을 많이 묻더라. 익숙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방법이다. 사실 꽤 오랫동안 필라테스를 하기도 했지만 워낙 가만히 앉아있는 성격이 되지 못한다. 움직이고 스트레칭 하면서 관리가 저절로 되는 편이다.”

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을 시작으로 드라마 ‘제3병동’을 거쳐 ‘밤의 여왕’까지 지난 1년을 쉼 없이 달려온 김민정은 앞으로도 이런 보폭을 유지할 생각이다. 20년 넘도록 연기를 해왔지만 “신중하게 한다는 이유로, 나의 여러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험적인 독립영화도 좋다. 다양한 기회를 찾고 싶다. 마음이 이렇게 변한 건… 아마도 이제 30대로 들어선 나이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여덟 살에 데뷔한 김민정은 장래를 꿈꾸기 시작한 청소년 시절부터 자신의 희망사항란에는 늘 같은 직업을 적었다. 영화배우다. 스무 살도 되지 않아 그 꿈을 실현했지만 여전히 그의 목표는 같다.

“공연을 보면 1막이 끝난 뒤에 커튼이 내려오지 않나. 지금 내 상태는, 그 커튼이 2막을 알리면서 올라가려고 하는 그 순간 같다. 꽤 괜찮은 2막을 기대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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