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서경석 “불혹의 훈련…스스로 기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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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3일 07시 00분


“40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서경석은 중년의 뒷심 체력을 발휘하며 착실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40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서경석은 중년의 뒷심 체력을 발휘하며 착실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 ‘진짜사나이’ 주역 서경석이 달라졌어요!

MBC ‘진짜 사나이’의 서경석(41). 서경석은 마흔 넘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3월 ‘신병으로 입대’해 5개월 이상 행군하고 있는 서경석에게 ‘진짜 사나이’는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었을까.

“아기병사 박형식 칭찬 덕분에 절대 포기못해
목봉 훈련 최악…이젠 전봇대만 봐도 오싹”

서경석은 “이기자부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기자부대에 입소하자마자 40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으며 산을 타고 운동장을 뛰는 등 무박훈련을 받았다.

“우리는 40시간이지만 병사들은 그렇게 며칠 동안 훈련을 받았기에 ‘힘들다’는 말을 할 수 없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줄 서서 기다리다 뒤로 넘어간 적도 있다. 태어나서 이틀 동안 안 잔 적이 없으니까.”

‘진짜 사나이’는 단순한 군 체험을 넘어 서경석의 삶 깊숙이 파고들었다.

“한 부대에서 퇴소하면 나 스스로가 기특하다. 솔직히 지금 내 나이로 이렇게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무리일수도 있는데 큰 부상 없이 훈련을 마친 내 모습을 보면 참 좋다. 그리고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그 변화의 경계를 ‘진짜 사나이’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면, 예전의 서경석은 프로그램 녹화가 지연되면 녹다운이 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출연자들을 격려한다. ‘진짜 사나이’와 비교했을 때 “여기는 천국이야”라며, 조금만 힘들어도 버릇처럼 나오던 “힘들다”는 말도 많이 줄었다.

그래도 참을 수 없는 것은 목봉. 화생방 체험과 유격훈련은 견딜 수 있다고 했지만 목봉체조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며 아직도 두려워한다.

“목봉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길을 걷다 전봇대나 목봉 색깔의 두꺼운 물체만 봐도 놀란다니까. 하하! 목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저번에 엄청 힘들었을 때 보니 맨 뒤에 샘이 있더라. 아휴!”

5개 부대를 거치면서 서경석에게 열외는 없었다. 씨름대회에서 뒤집기에 당하고 육체미 선발대회에서는 출렁이는 뱃살로 웃음을 자아냈지만 100% 참여도를 기록하고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서경석을 이 정도로 끈질기게 만들었다.

출연 제의를 받을 당시 서경석은 지상파 방송에서 거의 1년 동안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않을 때였다. 자신의 상황이 잘 풀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절실했다. 그래서 “제작진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첫 촬영을 시작한 육군훈련소에서 이를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겼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손진영과 박형식의 ‘부담스런 칭찬’. 두 사람은 서경석에게 다가와 가끔 이런 말을 한다. “포기하고 싶다가도 형이 이겨내시는 걸 보면 저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힘이 난다”고.

지나가는 군인을 보면 “괜히 짠하다”는 서경석은 각 부대에서 만난 일반병사들과 만남도 소중히 여겼다. 인생의 선배로서 휴가 때 밥 한 끼는 꼭 먹여 보낸다고 한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과 아쉬움은 절대 ‘가짜’가 아니다. 그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부대끼며 생활하다보면 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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