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콘서트, 빛과 소리의 향연-음향과 조명의 미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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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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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 사진제공|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가수 조용필. 사진제공|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빛과 소리의 향연, 그리고 첨단기술. 5월3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조용필 19집 발매 기념 전국투어 ‘2013 조용필&위대한 탄생 투어 콘서트-헬로’를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형형색색의 레이저 조명은 26곡 레퍼토리에 맞춰 저마다의 색을 내뿜으며 춤을 췄고, 악기의 청량한 소리와 조용필의 송곳 같은 목소리는 둥근 공연장 내부를 따라 설치된 서라운드 시스템을 통해 1만 관객을 에워쌌다.

무대와 가장 먼 객석 뒤편을 두른 일명 ‘아레나 LED’, 미닫이문처럼 설치된 ‘미디어 월’이라 불리는 대형 LED 세트는 선명한 화질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빛과 소리, 음향과 조명, 영상이 하나가 되어 펼쳐진 화려한 미장센으로 관객들을 공연에 몰입하게 했다.

이날 오후 8시10분. 관객들의 공연장 입장을 돕던 실내등이 모두 꺼지자, ‘헬로’라는 조용필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공연장을 서라운드 시스템에 따라 흐르는 ‘헬로’는 메아리가 됐다.

19집 타이틀곡 ‘헬로’의 전주가 흐르는 가운데 대형 ‘LED 문’이 열리고 가왕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순간 터져 나오는 1만 명의 환호. 공연장을 떠도는 하얀 종이꽃. 63세 노장의 콘서트 현장은 10대 아이돌 가수의 팬덤 못지않았다.

“안녕하세요”라는 힘찬 외침으로 관객들에게 인사한 조용필은 ‘헬로’를 부르며 경쾌하게 공연을 시작했다. 이어지는 ‘미지의 세계’ 순서에서는, 무대가 1층 플로어 객석 머리 위로 전진하는 ‘무빙 스테이지’에서 노래하며 관객에 가까이 다가갔다.

‘단발머리’까지 첫 3곡을 힘차게 ‘달린’ 조용필은 “오늘 마음껏 소리 지르고 박수치고 놉시다”라고 외친 후 19집 수록곡 ‘널 만나면’ ‘서툰 바람’ 그리고 과거 히트곡 ‘고추잠자리’, ‘자존심’까지 신나는 곡으로 공연장을 열기 속으로 몰아갔다.

이어 “아름다고 정든 시간들과 헤어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 노래를 바친다”며 19집의 유일한 자작곡 ‘어느 날 귀로에서’를 들려줬고, 1994년 발표된 15집 수록곡 ‘남겨진 자의 고독’을 연주하며 관객을 감상에 젖게 했다.

관객들과 함께 피아노의 단출한 연주 속에 합창한 ‘친구여’ 무대,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큐’ 순서에서는 관객과 가수가 뜨거운 가슴으로 하나가 됐다. ‘땡큐 조용필’ ‘오빠!!’ ‘형님!!’이라고 적힌 피켓은 객석에서 조용히 흔들거렸다.

조용필은 “주위 사람들은 ‘나이가 드는데 콘서트 할 수 있겠냐’ 묻곤 한다”며 나이 들어감에 대한 아쉬운 속내도 드러냈다. 그러나 항상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일정한 음감을 유지하기 위해 “무지 노력하고 있다”며 꾸준한 자기관리를 설명했다. 이어 ‘창밖의 여자’를 부르며 전혀 녹슬지 않은 짱짱한 절창을 뽐내며 “목소리는 나이 들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보였다.

19집 선공개곡 ‘바운스’ 순서에서 중년의 관객들은 소녀 같은 탄성으로 설렘을 드러냈고, ‘꿈’에서는 어깨를 들썩거리며 춤을 췄다. 관객의 순수한 열정을 에너지로 전달받은 조용필은 ‘장미꽃 불을 켜요’ ‘어제 그리고 오늘’ ‘모나리자’ 등으로 객석을 들썩이게 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앙코르 무대까지 ‘헬로’ ‘충전이 필요해’ ‘여행을 떠나요’로 ‘신나게’ 내달려 관객들은 흥분과 여운이 뒤섞인 표정으로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6월2일까지 서울공연을 벌이는 조용필은 8일 대전, 15일 경기 의정부, 22일 경남 진주, 29, 30일 대구 등으로 공연을 이어간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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