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디캐프리오에게 쏟아진 질문과 슈퍼스타의 여유 있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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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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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외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와 목적을 위해 그를 돕는 닥터 
킹, 그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가 벌이는 대결을 그린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7일 오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와 프리미어 시사회에 참석해 한국팬들을 만난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외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와 목적을 위해 그를 돕는 닥터 킹, 그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가 벌이는 대결을 그린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7일 오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와 프리미어 시사회에 참석해 한국팬들을 만난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할리우드 톱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39)가 첫 내한했다.

디캐프리오는 7일 서울 강남구 리츠 칼튼 호텔에서 영화 ‘장고 : 분노의 추격자’(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팬들에게 첫 인사말을 남겼다. 세계적인 스타의 첫 내한이어서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취재진이 그를 기다렸다.

단정한 슈트차림으로 등장한 디캐프리오는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짧게 인사를 한 뒤 “한국에 초청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디캐프리오는 ‘장고 : 분노의 추적자’에서 부를 위해 무차별적인 살인은 물론, 노예를 사고 파는 거래와 비인간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욕망의 마스터 캔디 역을 맡았다. 데뷔 이후 가장 악랄한 캐릭터다. 쉽지 않은 악역이었지만 이번에도 멋진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슈퍼스타에 대한 기다림이 길어서였을까.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여느 스타 때보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베테랑 배우는 모든 질문을 여유 있게 받아 넘겼다. 진지한 태도와 멋진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디캐프리오와의 일문일답>

▶ 디캐프리오, 그리고 ‘장고 : 분노의 추적자’

- ‘장고 : 분노의 추적자’에서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악(惡)한 역할을 소화했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일을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타란티노 감독은 일에 대해서는 밀어붙이는 성격이다. 타란티노는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다뤘다. 내가 맡은 캔디는 당시 남부가 윤리적으로 얼마나 부패했는지 대변하는 사악한 농장주다. 노예제도는 ‘모든 국민이 평등해야 한다’는 미국의 건국이념과 정반대에 놓인 제도다. 타란티노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영화를 통해 재해석했다. 노예인 제이미 폭스가 어려운 고난과 쓰레기같은 인물들을 헤쳐나가며 사랑하는 여자를 구한다. 이 영화는 타란티노가 아니면 만들기 힘든 영화다. 당시 잘못된 시대를 대변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 함께 촬영한 동료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굉장히 어려운 역을 맡았지만 다른 배우들이 힘을 줬다. 사무엘 L잭슨과 제이미 폭스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은 당시의 참상을 끝까지 보지 않으면 우리가 진실을 이야기 하지 않은 것이 된다고 말했다. 내가 끝까지 가지 않으면 당시 흑인들이 어떠한 대우를 받았는지 알 수 없으니 끝까지 물어붙이라고 응원을 했다. 덕분에 내가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내가 알기론 실제 상황은 영화보다 더 참혹했다고 들었다.

- 이번 영화에서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면.

“영화 속 장고(제이미 폭스)와 닥터 슐츠(크리스토퍼 왈츠) 간의 관계가 마음에 든다. 노예와 현상금 사냥꾼으로 등장하는 이들이 영화를 통해 신뢰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사무엘 L잭슨과 크리스토퍼 왈츠 등 모두가 등장하는 식당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서로 숨기고 숨겼던 사실이 드러나며 인물간의 역학관계가 설명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의 긴장감을 몰아가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 타란티노 감독도 영화에 출연했는데 감독의 연기력을 평가한다면.

“호주 억양이 굉장히 어려운데 잘 소화해냈다. 감독의 연기를 보면서 재밌었다”

- ‘장고 : 분노의 추격자’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타란티노 감독과 출연진 덕분이다. 아마 서부영화 사상 박스오피스 성적이 가장 좋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타란티노 감독은 독특한 시도를 하며 차근차근 팬층을 쌓아갔기 때문에 전 세계 관객과 어떻게 호흡해야 하는 지 알고 있다. 이 점이 영화 흥행의 이유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디캐프리오, 배우 그리고 환경운동가

- 10대 시절부터 최고의 연기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데, 연기 생활의 철칙은 무엇인가.

“내가 처음으로 맞게 된 좋은 기회는 로버트 드니로와 함께 출연한 영화 ‘디스 보이스 라이프’다. 이 영화를 찍으며 속성으로 영화사(史)를 공부하기 위해 16살에 영화를 엄청나게 봤다. 영화를 보며 내가 되고 싶은 배우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또한 영화 업계에 자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고통은 한 순간이지만 영화는 영원히 남는다’,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걸작을 만들 수 있다’라는 철칙을 삼았다. 영화는 정말 위대한 예술인 것 같다. 앞으로도 최고의 사람들과 최고의 감독과 일하고 싶다.”

-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만난 타란티노 감독과의 인연도 계속 될것으로 보이는가.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두 감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뉴욕에서 자랐고 아버지와 함께 많은 영화를 접해 영화사를 모두 알고 있다. 타란티노 감독은 비디오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B급 영화를 섭렵한 인물이다. 두 사람을 섞어놓으면 영화사를 쓸 수 있을 정도다. 함께 일하면서 배울 점이 참 많다. 이들은 미국이 자랑하는 대단한 감독들이다. 앞으로도 타란티노와 함께 작업한다면 좋을 것 같다.”

-영화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

“나는 굉장히 운이 좋다. 하고 싶은 영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시나리오를 고를 때 나의 잠재의식의 무언가가 작용하는 것 같다. 단지 내가 원하는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하는 영화를 찍고 싶다는 것이다. 우연하게도 내가 찍은 ‘장고 : 분노의 추적자’,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위대한 개츠비’에서 모두 돈을 다루는 인물을 연기했다. 경제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부와 관련된 영화에 계속해서 출연하는 것도 잠재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배우 생활을 쉬겠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연기를 그만 둘 생각은 없다. 얼마 전 독일에서의 인터뷰에서 2년 동안 3편의 영화에 연달아 출연했기에 당분간 쉴 계획이라고 밝혔던 것이 와전된 것 같다. 실제로 지금도 쉬고 있는 중이다.”

-배우 뿐 아니라 환경 활동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쉬고 있는 동안 환경 운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얼마 전 태국 수상과 만나 상아 수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상아 밀반입으로 아프리카 코끼리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아 수입에 대한 허점을 없애달라고 언급했고 태국 수상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운동을 위한 기금 마련에 주력할 것이다. 지난 10년 간 지구는 많은 파괴를 당했고 그래서 나는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과 멸종위기종 보호 운동을 열심히 할 것이다.”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디캐프리오, 그리고 한국.

-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소감은 어떤지.

“어젯밤 도착해서 아직 밖을 나가보지 못했다. 여유가 있다면 관광을 조금 하고 싶다. 한국에 초청받아 무척 기분이 좋다. 한국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도 ‘장고 : 분노의 추적자’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감독은 누구인가.

“박찬욱 감독을 가장 좋아한다.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다. ‘올드보이’는 혁명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권해 보게 됐으며 그는 박찬욱 감독을 ‘굉장한 천재’라고 표현했다”

- 한국에 오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이 있었는지.

“김치와 불고기를 정말 좋아한다. 꼭 먹고 싶다. 어렸을 적 LA의 한국 동네에서 자랐기에 한국 친구가 많다. 한국이 언제나 궁금했다. 어제(6일) 공항에 나와서 환대해준 팬들께 감사하다.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다음 번에 한국에 올 때는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영상|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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