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영 “소심한 성격…짝사랑도 못해”

연기자 최윤영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내딸 서영이’에서 착한 며느리 호정을 연기하며 주목받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국민드라마 ‘내딸 서영이’의 두 여자가 사는 법

두 여자가 있다. 사랑하는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한 여자와, 오랜 노력 끝에 사랑을 쟁취한 여자.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람도, 얻은 사람도 아프기는 매 한 가지다.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의 장희진과 최윤영의 얘기다. 장희진은 극중 이상윤의 옛 연인 역으로, 주인공 이보영의 거짓말로 인해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긴 인물이다. 최윤영은 박해진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결혼까지 골인하지만 장차 드라마가 펼쳐갈 스토리 속에서 남편과 시아버지 천호진의 아픔에 스며들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작품에서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과 열연으로 ‘내딸 서영이’의 인기를 이끌고 있는 장희진과 최윤영이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각자의 캐릭터 사랑법을 전했다.

■ 지켜야 사는 착한 여자, 최윤영

상우(박해진)만 바라보는 호정

일편단심 역할, 응원하는 분들 많아
실제 성격과 정반대…때론 부럽기도
이제는 엄마도 내 연기 편하게 즐겨
부족해도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뿌듯

“지금의 남편을 너무 사랑한다. 그가 다른 여자를 사랑할 때도 내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고 우리는 결혼했다. 남편은 아직 나를 많이 사랑하지 않지만 그도 언젠가 마음을 활짝 열어줄 거라 믿고 있다.”

연기자 최윤영(27)은 요즘 너무 행복하다. ‘내딸 서영이’ 주인공들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며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가 연기 중인 호정만큼은 행복의 연속이다. 극중 박해진과 결혼하면서 새로운 가족을 얻었고, 그가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에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다.

“초반에는 호정의 일편단심 사랑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너무 바보 같다는 반응도 있었고. 그런데 인물의 진심이 조금씩 전해지면서 이제는 응원해 주는 분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실제의 최윤영은 짝사랑도 제 풀에 지쳐 금방 포기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소심하고,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 나와는 다른 인물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부럽기도 하다”며 웃었다.

최윤영은 ‘내딸 서영이’ 제작진과 출연진 사이에서는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린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출연작 MBC ‘역전의 여왕’과 KBS 2TV ‘제빵왕 김탁구’는 높은 시청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시청률 50%에 육박한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내딸 서영이’도 40%를 넘어 50% 진입 청신호를 켜고 있다.

이 같은 인기 속에서 ‘내딸 서영이’는 데뷔 이후 최윤영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작품이기도 하지만 부족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 주기도 한다. 그는 “관심을 많이 받을수록 부담이 너무 크다. 많은 시청자가 사랑해 주는 작품에서 연기를 조금이라도 못하면 나는 영원히 ‘연기 못하는 연기자’라는 낙인이 찍힐까 겁난다”고 말했다.

촬영 내내 연기의 한계를 깨기 위한 부단한 노력은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의 진심어린 칭찬으로 보상 받았다. “아무래도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내 연기만 보지 않나. 대중보다 더 냉정한 조언자들이기도 하고. 불안해서 마음을 졸이며 내 연기를 본다던 엄마가 언제부터인가 드라마를 편하게 보고, 친구들도 칭찬하는 문자를 보내줄 때 ‘그래도 조금씩은 성장하고 있구나’ 싶었다.”

2008년 KBS 공채 탤런트 21기 출신인 최윤영은 연기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동기들을 향한 아쉬움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연기자들은 아무리 촬영이 힘들다고 해도 연기를 못하고 쉴 때가 가장 괴롭다. 공채 탤런트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져 웃으면서 동기 모임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김민정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