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영혼 보듬는 힐링음악 들려주고 싶었다”

  • Array
  • 입력 2012년 9월 22일 07시 00분


가수 나얼은 차가운 전자음악보다 따뜻한 아날로그의 감성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산타뮤직
가수 나얼은 차가운 전자음악보다 따뜻한 아날로그의 감성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산타뮤직
■ ‘브아솔’ 활동 13년만의 첫 솔로앨범, 음원차트 올킬한 나얼

일회용 후크송 대세 가요계 자극 시도
감성 멜로디에 아날로그 방식 녹음도
“연인 한혜진 생각하며 ‘마이걸’ 작업”

“잠깐 듣고 버리는 일회용 음악보다 오래 들으면서 위로 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온통 나얼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보컬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나얼이 데뷔 13년 만에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하자마자 각종 음악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부터 10위는 그의 노래로 차곡차곡 쌓여 있다. 발표일인 20일부터 이틀 동안 조금의 미동도 없다. 후크송 위주의 아이돌 가수 음원이 강세를 보이던 가요계에 조용하고 잔잔한 알앤비(R&B) 음악이 각종 사이트를 휩쓴 것에 대해 ‘돌풍’ ‘사건’이라 일컬으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정작 이런 열풍을 예상하거나 대중의 인기를 의도해 곡을 만들지 않았다. 앨범을 발표하기 며칠 전 만난 나얼은 “그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요즘 음악은 너무 일회용 같다. 차가운 소리(전자음악)에 익숙해져 가고, 잠깐 듣고 버리고 마는 그런 느낌이다. 오래 들을 수 있는 따뜻한 소리로 위로를 해주고 싶다.”

나얼은 좋게 말하면 소신이 있는 거고 조금 바꿔서 말하면 유별날 정도로 고집이 세다. 남이 뭐라 하든, 주위의 환경이 어떻게 변했든 음악적 철학과 신념을 꿋꿋이 밀고 나간다.

그래서 ‘내 영혼의 법칙’이라는 뜻을 담은 ‘프린서플 오브 마이 솔(Principle Of My Soul)’을 앨범 제목으로 정했다. 여기에 나얼이 추구하는 감성적인 멜로디와 보컬 하모니, 다채로운 악기에서 나오는 풍부한 소리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고스란히 담았다.

“요즘 음악은 안 듣는다. 1960∼70년대 음악만 듣다보니 과거의 소리(음악)와 지금의 소리가 다른 걸 느꼈다. 왜 다른지 고민하면서 내가 원하는 소리를 찾다 내린 결론이 녹음 방식의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과거의 녹음 방식이 된 릴 테이프에 음악을 녹음했다.”

그는 릴 테이프와 디지털 방식의 차이를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아이패드에 그리는 차이’라고 말했다. 음악에 대한 나얼의 고집스러움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대단한 음악이 아니더라도 내가 음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친구구나”라는 정도만 전해져도 좋겠다고 했다.

타이틀곡 ‘바람기억’을 포함해 모든 수록곡은 나얼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쓴 자전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냥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가사를 쓸 때, 살면서 후회하는 일도 많이 생각나고 죄책감도 많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 안에 갇혀서 어두워지기보다는 희망을 그리고 싶었다.”

수록곡 가운데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마이 걸’로, 보컬의 측면에서 가장 신경을 쓴 곡이다. ‘마이 걸’은 오래된 연인인 배우 한혜진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러려고 노력은 했다.(웃음)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들어서 10∼20대의 그런 감성이 잘 남아 있지 않다. 그런 걸 상상해서 쓰려니까 힘이 든다. 이번에도 최대한 상상해서 썼다.”

한혜진에 대한 질문을 집요하게 이어가자 그의 평소 성격이 드러났다. 수줍음 많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안절부절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한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많은 사람이 물어보는데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결혼은 때가 되면 하는 것인데 그때가 언제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